아직도 정신을 못 차렸나 보다. 홍준표 의원 복당 문제로 국민의힘이 시끄럽다. 4·7 재·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후보를 뽑아준 국민들의 뜻을 허망하게 날려버리고 있다. 차기 대통령선거가 1년도 채 남지 않았다. 전열을 재정비, 정권 탈환에 전력을 쏟아도 바쁜 시기에 내부 총질만 해대고 있다. 국민의힘이 지금 그렇게 한가한 상황인지 묻고 싶다.

홍 의원은 지난 21대 총선에서 국민의힘 전신인 자유한국당이 자신을 공천에서 배제하자 무소속으로 대구 수성을에 출마해 당선됐다. 이후 1년2개월 만인 지난달 10일 복당을 신청했다.

막말과 강성 이미지의 홍 의원을 받아줄 경우 ‘도로 한국당’이 된다며 당내 소장파를 중심으로 입당 반대 움직임이 거세다. 홍 의원의 입당은 ‘동반 몰살의 길’ 이라는 비판까지 나왔다. 하지만 중진 의원들 중심으로 대통합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복당 동조 여론도 적지 않다.

홍 의원은 SNS를 통해 복당 반대자들을 향해 거푸 말 폭탄을 날리며 자신의 복당 당위성을 주장하고 있다. 소장파 의원들에 대한 날선 비판은 강도를 더해가고 있다. 하지만 이를 보는 국민들은 답답하고 속에 천 불이 난다. 재·보궐선거에서 잡은 반전 기회마저 다 날려버릴 상황이다.

초선 의원들의 주장도 일리가 없지는 않다. 기득권 정치에 대한 피로감, 새로운 정치를 갈망하는 국민의 기대를 저버릴 수는 없다. 정치판에 새 바람을 불어넣기 위한 고언으로 받아들일 수도 있다.

홍 의원은 정치권의 원로로서 야당의 큰 자산이다. 거친 입을 핑계로 정치판에서 밀어내려는 시도는 옳지 않다. 복당을 막는 명분 치고는 설득력이 떨어진다. 김태호·권성동 의원도 이미 복당한 마당이다. 홍 의원만 받지 않는다는 것은 형평에도 맞지 않다. 국민의힘 지지층 65%가 복당을 찬성하는 여론조사 결과도 있다. 거친 입이 문제였지 해당행위를 한 것도 아니다.

국민의힘은 당 대표 선임 등 당면 과제를 마무리하고 새 집행부가 구성되면 홍 의원 복당 문제를 우선적으로 처리하기 바란다. 더 이상의 내부 총질은 국민의힘에 대한 피로감만 높인다. 국민의힘은 지금 좌고우면할 겨를이 없다. 윤석열 영입과 야권 대통합 등 앞으로 제1야당의 성공을 담보할 큰일부터 정리해야 한다.

이와 함께 당 소장파들과 지지층이 원하는 당 개혁 및 변화를 위해 힘찬 시동을 걸어야 한다. 홍 의원도 거친 입에 대한 성찰과 반성이 필요하다. 이제 정치권의 원로로서 자중하고 사람을 키우는 역할을 해야 한다. 또다시 입방정으로 논란을 자초하는 일은 없길 바란다.



홍석봉 기자 dgh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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