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예 “도로 한국당 안돼”VS중진 “나이로 평가하지마”

▲ 이준석 전 최고위원.
▲ 이준석 전 최고위원.
국민의힘 당권 경쟁이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6·11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초선의원과 청년, 원외 인사들의 잇단 출마선언으로 이들이 돌풍을 일으킬지 관심이 고조되면서다.

당의 정책 결정 권한이 없는 최고위원보다 결정권을 쥐고 있는 당대표가 향후 당의 혁신에 힘을 실을 수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찌감치 당권 도전 의사를 밝힌 이준석 전 최고위원과 김웅 의원에 이어 김은혜 의원도 당대표 출마를 선언하면서 당내 ‘세대교체론’에 힘을 싣고 있다.

▲ 김은혜 의원.
▲ 김은혜 의원.
김은혜 의원은 16일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바로잡을 게 있어 말씀드린다. 이른바 영남당 프레임에 관한 것으로 우리 당이 가장 경계해야 할 일은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도로 한국당’으로 회귀하는 것”이라며 “이것만큼은 철저히 막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회의원 당선횟수나 연령과 마찬가지로 출신 지역은 전혀 쟁점이 될 수 없는 부차적인 사안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도로 영남당’ 논란을 피해 세대교체론을 전면에 내건 것으로 평가된다.



▲ 김웅 의원.
▲ 김웅 의원.
김웅 의원 역시 김 의원과 마찬가지로 세대교체론을 전면에 내걸고 있다.

그는 최근 대구를 방문해 “영남배제론을 이야기한 적 없다”며 “정확히 말하면 중진의원들이 이번에 물러나라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런 가운데 당권 도전과 거리를 둬 오던 초선 윤희숙 의원이 다크호스로 거론된다.

특히 경제학 박사 출신으로 대여 정책비판을 통해 정치권 ‘빅 마우스’로 거듭난 윤 의원까지 출마 결심을 하게 되면 김웅·김은혜 의원과 이 전 최고위원까지 4명이 경쟁을 벌인 뒤 전대 예비경선 막판 단일화를 통해 ‘소장파 대표선수’를 뽑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김은혜 의원은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 후 초선 주자들 간 단일화 여부를 묻는 말에 “이번 출마는 변화의 새로운 물결을 거세게 일으키는 데 방점이 있다”고 강조하면서도 “단일화 자체에 닫혀 있지 않다”고 말했다.

김웅 의원도 출마 기자회견에서 당 변화의 진정성을 국민에게 설득하기 위해선 초선 리더의 새로움이 필요하단 점에 한목소리를 냈다.

당대표 경선 대진표가 윤곽을 드러내며 ‘초선·청년 대 중진’ 대결 구도가 잡히자 신경전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변화’를 내세운 초선·청년 후보자들을 향해 ‘경륜’을 강조하는 중진 후보들은 정치적 역량 부족을 꼬집으며 거침없는 견제구를 날리기도 했다.

주호영 의원(대구 수성갑)은 초선·청년들의 당권 도전을 ‘소장파 바람’으로 보는 일부 시각에 대해 “당원들 뜻은 그것과 거리가 있다”며 “바람이라고까지는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주 의원은 이번 당대표 경선이 ‘신구 대결’ 구도로 간다는 평가에 “윤여정 선생도 연세가 70이 넘었어도 상을 받았다”면서 “나이로 사람을 평가하는 건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한편 나경원 전 의원이 당대표 출마를 결심하고 여의도에 캠프 사무실을 마련한 것으로 알려졌다.

나 전 의원 측은 주말 중 입장 정리를 거쳐, 이번 주 출마를 공식선언할 전망이다.

4선의 권영세 의원은 불출마를 선언했다.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를 뽑는 전대의 후보 등록은 오는 22일까지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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