챌린지 홍수…‘시민 무관심’ 부작용 우려된다

발행일 2021-05-17 14:47:36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사회적 캠페인 성격을 띤 각종 챌린지가 홍수를 이루고 있다. 특히 기관단체장, 유명 인사들이 참여하는 챌린지가 동시다발로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지역 주민들의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뜻은 좋지만 반향이 없는 저런 챌린지를 왜 하나’라는 지적이 나온다. 유력인사들의 홍보 수단으로 변질됐다는 비난이 이는 것은 당연하다.

대구지역에서는 현재 #덕분에, #자치분권 기대해, #119 릴레이, #굿 소비 굿 대구 등 수십 개의 챌린지가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챌린지와 관련된 정책 제안 등 후속조치는 찾아보기 어렵다고 한다. 챌린지가 행사 자체로 그친다는 이야기다. 정책홍보 수단에 불과하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이유다. 이같은 현상은 비단 대구뿐이 아니다. 전국 각 지자체가 비슷한 상황이다.

공익 챌린지는 처음에는 신선한 감동을 줬다. 지난 2014년 근위축성 측색 경화증 환자를 돕기 위한 아이스버킷 챌린지가 그런 예다. 차가운 얼음물이 닿을 때 근육이 수축되는 경험을 통해 잠깐이나마 루게릭병 환자들의 고통을 함께 느껴보자는 취지였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챌린지가 남발돼 관심을 끌지 못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으면 의미를 쉽게 이해하기 어려운 챌린지도 많다고 한다.

시민들은 어떤 챌린지가 진행되는지 누가 참여하는지 관심 밖이다. 당연히 목표한 공감대 형성도 이뤄지지 않는다. 참여하는 ‘그들만의 챌린지’가 되고 있다.

지자체 한 관계자는 “‘어느 순간 의미가 퇴색된다는 지적이 있어 부담감을 느끼고 있다”며 “다음 챌린지 참여자를 고르는 것도 난감한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진행하는 사람들조차 챌린지의 효과에 대해 의문을 표시하는 상황이다. 어처구니 없는 일이다.

아무리 뜻이 좋아도 남발하면 안된다는 것은 상식이다. 주목효과가 떨어지기 때문이다. 챌린지는 사회적 관심을 제고할 수 있어야 한다. 또 실시 후에는 평가를 통해 실질적 대책을 마련하는 후속조치가 이어져야 한다.

시민들의 관심과 호응을 이끌어 내지 못하면 아니한 것보다 못한 결과를 낳게 된다. ‘하지 않는 것보다는 좋지 않겠나’라는 안이한 생각은 금물이다. 정작 필요한 챌린지가 빛을 보지 못하거나 아예 시도조차 할 수 없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나친 것을 경계하는 ‘과유불급’의 뜻을 돼새겨 봐야 한다. 챌린지에도 전체 시민들의 관심과 호응을 이끌어 낼 수 있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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