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구청 시청사 후적지가 적합, 북구청 구 경북도청 후적지 적합||대구시, “가이드라인 제시

▲ 대구시청 전경.
▲ 대구시청 전경.
대구 중구청과 북구청이 ‘이건희 국립근대미술관’ 유치전에 뛰어들면서 지역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두 기초자치단체 모두 대구시청 신청사 유치에 나섰다가 공교롭게도 쓴 맛을 한 번 봤다.

대구시는 문화체육관광부의 미술관 건립 검토를 위한 태스크포스(TF) 가이드라인을 기다리고 있다. 이로 인해 타 지역과 경쟁에 나설 후보지를 선택하지 못한 상태다.

이건희 국립근대미술관은 대구시민이 원하는 위치에 선정되는 게 아니라 정부와 삼성가의 판단이 중요하기에 다른 지역과 경쟁했을 때 차별적인 이점을 가진 곳이 적당하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삼성’과 연결고리가 있는 중구청과 북구청은 유치전에 사활을 걸었다.

중구청은 삼성의 시작인 ‘삼성상회’를 내세우면서 접근성으로 어필하고 있다.

미술관은 약 2만㎡ 규모의 문화 시설이 될 가능성이 높은데 국채보상공원과 같은 녹지 시설이 맞닿은 현 대구시청 부지가 마땅하다는 것이다.

류규하 중구청장은 “지역 내 접근성·연관성 등을 따져 봤을 때 중구만 한 곳이 없다. 중구는 근대의 상징이자 문화의 중심이고, 이병철 고택(이건희 생가터)과 삼성 그룹의 반석인 삼성상회가 자리 잡은 곳”이라며 “지난해 고 이건희 회장이 타계했을 당시 삼성상회에 분향소를 설치해 삼성 측에서도 감사 인사를 전해왔고 그 이후로도 계속해서 소통하고 있다”고 말했다.

북구청은 삼성창조캠퍼스와 실효성을 내세웠다.

제일모직 터인 삼성창조캠퍼스가 북구에 있고 시청별관은 문화체육관광부 소유기 때문에 미술관 부지 확보 예산이 들어가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배광식 북구청장은 “삼성창조캠퍼스와 경북대 캠퍼스는 서로 연계돼 도심융합특구로 지정돼있다. 특구는 문화와 산업이 밀착된 시설을 만든다는 개념이기에 미술관 유치는 사업 취지에도 맞다”며 “지난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김승수 국회의원(대구 북구을)과 양금희 국회의원(북구갑)과 만나 미술관에 대해 당정협의도 할 예정이다”고 전했다.

현재 지역에서는 이건희 국립근대미술관 대구 유치를 위한 민간 활동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지난 20일 ‘이건희 국립근대미술관 대구유치 시민추진단’ 발족에 이어, 이달 안 발족 예정인 ‘이건희 국립근대미술관 유치추진위원회’도 이건희 컬렉션 21점이 공개되는 다음달 29일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다.

중구청과 북구청은 활동 중인 민간단체를 찾아 후보지로 선택돼야 할 당위성 등에 대해 홍보할 계획이다.

대구시는 관 중심보다는 민간 중심으로 문화 분권을 주장해 정부의 마음을 사로잡겠다는 입장이다.

대구시 관계자는 “당장은 시가 민간단체에 행정적 지원을 하는 것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그렇지만 언제 문체부의 공고가 뜰지 모르기 때문에 대구가 미술관 유치에 어떤 이점·타당성·효과가 있을지에 대한 제안서 정도는 작성·수정·개선 중이다”고 말했다.



유현제 기자 hjyu@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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