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존석굴, 인각사 등 유서 깊은 신라시대 문화유적 즐비||삼국유사의 산실, 새로운 랜드마크

▲ 영화 ‘리틀포레스트’의 촬영지로 알려진 군위 우보면 미성리 일원.
▲ 영화 ‘리틀포레스트’의 촬영지로 알려진 군위 우보면 미성리 일원.
경북의 중앙에 위치한 군위군은 614㎞의 면적에 2만3천여 명이 거주하고 있는 고즈넉한 농촌 마을이다.

삼존석굴, 인각사 등 유서 깊은 문화유적과 더불어 빼어난 자연환경을 자랑하고 있다. 최근에는 영화 ‘리틀포레스트’의 촬영지로도 알려졌다. 중앙고속도로와 상주~영천 고속도로, 대구~안동 간 국도 등 편리한 도로교통망을 비롯해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항공교통망을 확충, 대구·경북 교통의 중추로 거듭나고 있다.

특히 배달민족의 근원을 밝힌 ‘삼국유사’의 산실이자 국호 대한민국 중 한의 유래를 밝힌 ‘휘찬려사’를 소장한 고장으로, 우리 민족의 뿌리를 간직한 성지라고 할 수 있다.

또 경주 석굴암의 선행양식인 군위삼존석굴과 신라불교의 종주사찰 법주사, 김유신 장군이 군사를 이끌고 머물렀던 장군리 등 천년 신라의 흔적이 곳곳에 묻어 있다.

올여름 휴가는 충효와 역사의 고장, 그리고 청정 자연이 함께 어우러진 살기 좋은 고장 군위로 떠나보는 것은 어떨까.

▲ 우리나라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손꼽히는 화본역.
▲ 우리나라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으로 손꼽히는 화본역.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 화본역과 화본마을

화본역은 열차 마니아 선정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간이역’에 선정될 정도로 역사와 급수탑 등 예전의 모습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곳이다.

아담한 역사에서 흘러나오는 간이역 특유의 분위기가 관광객을 사로잡는다.

간이역 시비 세우기 사업의 일환으로 2006년 세워진 박해수 시인의 시비가 역광장에 있다. 전국에서도 몇 군데 남지 않은 급수탑은 증기기관차에 물을 공급하던 옛 모습 그대로를 간직하고 있어 역사를 더욱 운치 있게 만든다.

화본역 인근에는 폐교된 옛 산성중학교를 리모델링해 1960년대 생활상을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한 추억의 학교 ‘엄마아빠 어렸을 적에’라는 테마박물관도 있다. 이곳에는 40~50년 전 시골 학교 교실을 비롯해 이발소, 사진관, 소리사, 만화방, 문방구, 구멍가게, 연탄가게 등이 충실히 재현됐다.

▲ 한밤마을에 펼쳐진 돌담길.
▲ 한밤마을에 펼쳐진 돌담길.
◆산수유 열매 맺힌 돌담길, 한밤마을

부계면 대율리에 위치한 한밤마을은 집집마다 야트막한 돌담들이 서로 옛이야기를 나누듯 정겹고 고즈넉한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마을이다.

한밤마을이라는 지명은 950년 부림홍씨의 홍란이라는 선비가 이주해 오면서 마을 이름을 ‘대야(大夜)’라고 불렀으나 이후 ‘밤 야(夜)’ 대신 먹는 밤을 뜻하는 ‘밤 栗’로 고쳐 쓰게 되면서 대율마을로 부르게 됐고, 다시 순우리말인 한밤마을이 됐단다.

▲ 하늘에서 내려다 본 한밤마을.
▲ 하늘에서 내려다 본 한밤마을.
마을 입구에 있는 1만6천529㎡에 달하는 송림은 예로부터 동제를 드리는 솟대(민간신앙에서 축하의 뜻으로 세우는 대)가 있어 신성한 곳이면서 누구나 와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자연휴양지의 역할도 담당한다.

임진왜란 당시 의병장이었던 홍천뢰 장군 추모비는 애국정신을 배울 수 있는 좋은 학습장이다. 마을 중심부에 있는 남천고택은 북향으로 양지산을 바라보고 있다. 본래 대율리 전통마을은 부림홍씨의 집성촌이었는데 그중에서도 남천고택은 가장 규모가 큰 집이다. 본 건물 옆에는 도지정문화재인 대율리 대청이 담장에 잇대어 있다. 본래 가옥의 형태는 흥(興)자 형의 독특한 배치형태를 이루고 있었지만, 해방 후 중문채와 아래채가 철거돼 현재의 모습만 남아 있다.

▲ 군위호 전경.
▲ 군위호 전경.
◆동서양 인문학 정원, 사유원

사유원은 오랜 풍상을 이겨낸 나무와 마음을 빚은 석상, 그리고 승효상 선생과 포르투갈의 건축가 알바로 시자가 설계한 아름다운 건축물이 공존하는 신비로운 공간이다.

오랜 세월 동안 바람과 서리를 이겨낸 모과나무, 정자와 계곡, 연못이 어우러진 전통 한국공원, 절로 시를 읊고 싶어지는 느티나무 숲, 정상에 자리한 침묵의 언덕, 조용히 명상하고 기도할 수 있는 깨달음의 연못 등이 100만㎡에 달하는 수목원에 펼쳐진다.

사유원 입구에 있는 창평지 인근으로는 1.8㎞ 길이의 생태탐방로가 있다. 자연친화적인 수목이 잘 보존돼 고즈넉한 분위기를 느낄 수 있으며, 특히 야간에는 생태탐방로 곳곳에 설치된 경관조명이 수목을 비추면서 아름다움과 운치를 더한다.

▲ 삼국유사테마파크 전경.
▲ 삼국유사테마파크 전경.
◆위드 코로나 시대 랜드마크, 삼국유사테마파크

군위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떠오른 삼국유사테마파크는 72만2천263㎡의 넓은 면적에 한국의 대표역사서인 삼국유사를 테마로 총사업비 1천125억 원을 들여 조성된 테마파크이다.

삼국유사와 관련된 모든 콘텐츠를 만나볼 수 있다. 전시, 조형물, 교육, 체험 등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어린이, 어른 할 것 없이 전 세대의 관람객에게 볼거리와 즐길거리를 제공한다.

▲ 삼국유사테마파크 입구.
▲ 삼국유사테마파크 입구.
테마파크의 중심인 가온누리관은 삼국유사를 주제로 한 전시 및 다양한 체험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1층에는 상징전시홀, 일연대선사관, 삼국유사관, 신화써클영상관이 있다. 2층은 설화체험관으로 설화 속 다양한 주인공들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어드벤처 놀이시설인 해룡놀이터에는 물놀이장과 사계절 썰매장이 있고, 관광숙박시설인 삼국유사 테마파크 역사돔, 실내승마장 등도 조성됐다. 이밖에도 신화목, 만파식적, 지철로사자상, 웅녀동굴, 연오랑세오녀 분수 등 야외 조형물들도 빼놓을 수 없는 구경거리다.

▲ 팔공산 하늘공원 전경.
▲ 팔공산 하늘공원 전경.
◆팔공산의 정수, 원효구도의 길

팔공산은 최고봉 비로봉(1천193m)을 중심으로 5개 시군에 걸쳐 있다. 예로부터 우리나라 8대 명산으로 손꼽혀 왔으며, 호국 성신으로 국가 차원에서 숭배돼 온 영산이다. 부계면 동산리 일대에는 팔공산의 정상으로 오를 수 있는 등산로인 원효구도의 길이 조성돼 있다.

약 2.4㎞의 등산로를 따라 걷다 보면 팔공산에서만 만나볼 수 있는 야생화와 함께 새들의 소리가 귀에 맴돌면서 머리가 맑아지고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등산 시작 40~50분가량 지나면 만날 수 있는 오도암은 신라시대 654년 원효대사가 창건해 득도한 곳으로 전해진다. 1963년 폐사됐다가 2017년 새로 건립돼 오늘날에 이르렀다.

절 뒤편 청운대에는 원효대사가 득도했다는 원효굴과 젊은 시절 김유신 장군이 기거하면서 나라의 앞날을 걱정했다는 장군수가 민간전승으로 전해지고 있다.

길 중간에 목교를 건너면 가파른 등산로가 시작된다. 900여 계단을 오르면 팔공산 하늘정원에 도달한다. 팔공산 하늘정원은 팔공산 정상인 비로봉을 눈앞에 두고 6천㎡의 넓은 공간을 지친 등산객들에게 쉼터로 제공한다.

▲ 화산마을 전경.
▲ 화산마을 전경.
◆해발 800m에서 힐링 체험, 화산마을

화산마을은 해발 700~800m의 산정상에 고랭지 채소를 주산물로 살아가는 산골 마을이다. 화산전망대에서는 군위댐 방향으로 군위댐과 옥녀봉 등 파노라마식 경관을 감상할 수 있다. 고랭지 경작지·구릉지 경관과 화산의 하늘과 별, 꽃과 숲, 군위호와 물안개 등 사계절별로 변화하는 신비로운 경관을 볼 수 있다.

▲ 화산산성의 모습.
▲ 화산산성의 모습.
마을 아래쪽에는 화산산성이 있다. 조선 숙종 35년(1709) 병마절도사 윤숙이 왜적의 침입을 막기 위해 지은 산성으로 길이 200m, 높이 4m의 성벽을 구축하던 중 심한 흉년으로 산성을 완공하지 못한 채 현재까지 남아 있다.

▲ 경주 토함산 석굴암의 모태로 알려진 군위삼존석굴의 모습.
▲ 경주 토함산 석굴암의 모태로 알려진 군위삼존석굴의 모습.
◆석굴암의 모태, 군위삼존석굴

자연절벽의 동굴 속에 만들어진 이 석굴은 팔공산 연봉 북쪽 기슭에 자리 잡고 있다.

지상에서 20m 높이의 깎아지른 절벽에 있으며, 굴 입구는 4.25m, 굴속 깊이는 4.3m, 바닥은 평면이고 네모반듯한 형상이다. 천장은 한가운데가 가장 높고, 사방 주위는 점차 낮아지는 하늘 형상이다.

석굴 내에는 700년경 조성된 본존불 아미타삼존석굴이 결가부좌한 모습으로 안치돼 있다. 좌우로 대세지보살, 관음보살이 새겨졌다. 본존불은 민머리에 상투형 육계, 큰 얼굴로 근엄한 표정을 짓고 있다. 특히 우리나라 석굴 최초로 항마촉지인의 자세를 취하고 있다.

자연동굴에 만들어진 통일신라 초기의 석굴사원으로 8세기 중엽 건립된 경주 토함산 석굴암 조성의 모태가 된 것으로도 알려지며 한국의 석굴사 원사에서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 김수환 추기경 사랑과 나눔공원 입구.
▲ 김수환 추기경 사랑과 나눔공원 입구.
◆사랑과 나눔을 곱씹다, 김수환 추기경 생가

우리나라 최초의 추기경이면서 종교와 관계없이 많은 이들의 존경을 받았던 김수환 추기경의 생가를 복원한 곳이다.

초가삼간 옛집을 복원한 생가는 좁은 툇마루와 낮은 처마가 정감을 더해준다. 마을이 내려다보이는 이곳에서 추기경의 삶과 더불어 사랑과 봉사 정신을 회고해 보는 것도 의미 있는 추억여행이 될 것이다. 김 추기경의 생가 옆에는 그의 사랑과 나눔 정신을 계승하고자 ‘김수환 추기경 사랑과 나눔공원’이 조성돼 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