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휴먼 리소스<26>사진으로 기록을 담다…계명대학교 홍보팀 박창모 작가

발행일 2021-05-31 15:40:17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지난해 대구 코로나19 팬데믹 상황 기록 사진으로 남겨

‘2010 올해의 청년작가 초대전’에 선정된 박창모 작가의 ‘그들의 이야기-양동마을’
“사진은 기록을 남기기 위한 작업이기 때문에 ‘사라지는 것을 담아야 한다’는 생각을 항상 가지고 있습니다.”

계명대학교 홍보팀에 근무하는 박창모(48) 작가는 사진을 찍을 때 마다 항상 의무감과 사명감을 가지고 작업에 임한다고 했다.

사진 한 장으로 많은 이야기를 담고 싶다는 박 작가는 2003년 계명대에 입사했다. 2010년 경주 양동마을의 모습을 담은 ‘그들의 이야기: 양동마을’로 올해의 청년작가상을 받으며 정식 사진작가로 등단했다.

박 작가는 “고등학교 시절 진로를 고민하던 중 친구의 권유로 사진과에 진학하게 된 것이 사진작가로서의 인생을 살아가는 계기”라고 했다.

계명대학교 홍보팀에서 근무하는 사진작가 박창모
그의 첫 작품은 경기도 가평 ‘꽃동네’를 사진에 담은 것이다.

“20대 시절 아무런 계획 없이 무작정 가평으로 향해 도착한 꽃동네에서 사진을 찍으러 왔다고 하니 신부님이 카메라는 두고 할아버지 숙소에 머물며 봉사활동을 먼저 하라”고 했다. 생각지도 못한 봉사활동은 사진을 찍으러 온 그에게는 고난의 시간일 뿐이었다.

그러던 중 똥독에 올라 꼬박 3일을 앓아눕고 난 후 도망치듯 그곳을 빠져나왔다고 한다.

“대구로 내려와 집에 들어가다 단 한 장의 사진도 찍지 못하고 온 것을 자책하며 새벽 첫 차로 다시 가평으로 향했다”며 “그곳에서 한 달 가량 머물며 할아버지들과 농담을 주고받을 정도로 친해진 뒤 신부님께 사진을 찍어도 된다는 허락을 받아 사흘 동안 필름 14통의 사진을 찍었다. 그게 첫 작품 활동이다”고 했다.

박 작가는 당시를 회상하며 “만약 그냥 사진만 찍었다면 아무런 의미 없는 누구나 찍을 수 있는 사진 밖에 못 찍었을 것”이라며 “신부님 덕분에 사진을 통해 할아버지들의 이야기와 마음을 담아 감동을 줄 수 있는 작품을 얻게 됐다”고 했다.

대상과 교감해야 한다는 사진철학은 이후 작품활동에도 큰 도움이 됐다. 그는 오랜 시간 투자해 완성한 ‘그들의 이야기: 양동마을’을 통해 본격적으로 작가의 길로 들어서게 됐다. 1996년부터 2010년까지 수차례 양동마을을 방문하고 때론 일주일씩 그곳에 머물며, 마을 사람들과 친분을 쌓아가며 양동마을의 이야기를 작품에 담아냈다.

2018 ‘대구예술발전소 2018 기억, 기록, 기술-달성토성에서 교동시장까지 기획전’ - 달성공원
지난해 대구에서 일어난 코로나19 집단발병으로 계명대 대구동산병원이 전담병원으로 지정되자 그곳에서 의료진들의 이야기를 사진으로 담아낸 그는 올해 ‘제8회 대구사진비엔날레 포토월 프로젝트’에 여러 작가들과 함께 참가한다. 생생한 현장을 반드시 기록으로 남겨야 된다는 사명감으로 찍은 작품 20여 점을 공개한다.

박 작가는 “사진은 영상과 다르게 한 장으로 모든 걸 표현하고 당시의 이야기와 감동을 담아내야 한다”면서 “사진은 영원한 자료가 되고 증거가 된다. 사라져 가는 것들을 기록으로 남기고, 이는 소중한 역사 자료로 남게 될 것”이라고 했다.

계명대 홍보팀 직원으로 재직 중인 그는 현재 사진기록연구소 운영위원으로도 활동 중이다.

‘우리 땅 우리 삶’(2013), ‘계명대학교 건축물의 역사와 캠퍼스의 나무 이야기’(2015), ‘계명의 한 모습’(2019), ‘위대한 유산 페르시아’(2020), ‘사진으로 보는 계명대학교 창립 120주년’(2021) 등 사진집과 자료집도 출간했다. 또 개인전 3회, 기획전 5회, 단체전 26회, 국제전 2회를 가진 열정적인 사진작가로 활동하고 있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저작권자ⓒ 대구·경북 대표지역언론 대구일보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