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째 거리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는 거리공연가||10만 원가량 되는 젬베로 야외에서 무작

▲ 거리공연가 정박수.
▲ 거리공연가 정박수.
“거리에서 새로운 도전을 통해 나만의 색깔을 만드는 것이 좋습니다.”

정박수(본명 정지훈·28)씨는 10년째 거리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는 거리공연가다. 인디밴드 ‘편한메아리’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정씨는 흘러나오는 음악에 맞춰 드럼통, 시멘트 통 등을 두드리는 연주가이거나 몸으로 소리를 내는 바디퍼커셔니스트다.

그는 고등학교 2학년 때 처음으로 거리공연을 시작했다. 친구와 가족이 아닌 관객들의 반응과 관심이 뜨거워 이때부터 무작정 음악에만 빠져 살았다.

당시 10만 원가량 되는 젬베를 사 야외에서 음악을 시작했단다.

그는 폐품타악(스트릿드럼), 바디퍼커션(몸타) 공연을 하는 등 독특해지고 싶은 마음에 남들이 하지 않는 희소한 것들을 찾아다니기 시작했다.

▲ 정박수가 대구 도심에서 공연을 마친 후 관객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정박수가 대구 도심에서 공연을 마친 후 관객들과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 정박수가 대구 도심 대백 중앙 무대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 정박수가 대구 도심 대백 중앙 무대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다.
그가 거리공연을 처음으로 시작하게된 장소는 대구 시내 동성로다. 그에게 대구는 시내가 하나밖에 없다는 것이 큰 장점이었다.

정씨는 “많은 사람들이 오고가는 곳에서 지속적으로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었기에 나만의 색깔을 만들기 좋았다”며 “이번주에 봤던 관객을 다음주에 같은 공간에서 만날 수 있었기에 관객들과 유대감을 쌓기 좋았다”고 했다.

하지만 거리공연을 하다 보면 예상치 못한 순간들도 많았다.

노숙자가 팁박스를 들고 도망을 간 적도 있고, 관객들이 공연 중간 축가나 다른 공연을 요청해 곤혹스러운 순간들이 수시로 일어났다는 것.

하지만 무엇보다 처음 보는 관객과 함께 호흡한다는 기분이 가장 좋아 거리공연을 꾸준히 하고 있다.

▲ 정박수가 시멘트 통을 두드리면서 공연을 펼치는 모습.
▲ 정박수가 시멘트 통을 두드리면서 공연을 펼치는 모습.
그가 거리에 선지는 무려 10년째. 그는 10년째 1천 회 가까이 거리공연을 펼쳤다.

오랜 무대 경험 덕에 그의 활동 기록은 어마어마하다.

2018 영덕해맞이 송년음악회 메인공연, 2018 대구 청년주간 팝업시티프로젝트 거리예술가 지정, 2019 경주월드 벚꽃시즌 메인 버스커, 예천 세계활축제 버스킹 공연, 2019 대구국제마라톤 오프닝 공연, 대구 중구청 로드아트 소속 버스커 등이다.

또 알려진 연주가로서 전국 곳곳으로 교육 활동도 왕성하게 펼치고 있다.

남원문화도시 ‘바디퍼커션’ 강사, 대구대 탭 퍼커션 강연, 세종시 뉴미디어 크리에이터 관련 유튜브 강연, 콩밭학교 폐품타악 워크숍 강연 등을 했다.

현재 그는 코로나19로 인해 거리공연을 적극적으로 하지못해 음악적 재능을 공유하기 위한 타악 관련 음악 레슨 및 온라인 강의를 진행하고 있다.

또 온라인에서 그의 여러 가치를 담은 콘텐츠 영상도 꾸준히 게재 중이다.

정씨는 “길어지는 코로나로 인해 무대공연에 대한 회의감을 많이 가지게 된다”며 “하지만 무대공연 계획보다 온라인을 통해 지속가능한 콘텐츠를 만들고 변화에 맞춰 발 빠르게 대응하면서 배워나가는 아티스트가 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이어 “나를 표현하는 예술적인 활동도 좋지만, 요즘에는 어떻게 하면 사람들에게 내가 가지고 있는 지식으로 도움을 줄 수 있을까를 매일 고민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정씨는 앞으로 ‘지속가능한’ 공연을 만드는 것이 최종 목표다.

그는 “관객들에게 ‘나도 할 수 있겠다’라는 가치를 주는 아티스트가 되고 싶다”며 “꾸준히 온라인을 통해서도 나만의 색깔을 내기 위해 부지런히 준비하고 있다. 계속해서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정박수’라는 브랜드를 만들고 싶다”고 웃음 지었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