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층의 원정 유흥이 대구의 새로운 코로나 불씨가 되지 않을까 걱정이다. 대구시가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를 격상하자 취객들이 가까운 경산으로 몰려가고 있다. 경산의 주점들은 때아닌 대구 손님으로 흥청댄다. 자칫 방역 사각지대가 돼 감염자가 쏟아지지 않을까 우려된다. 방역 당국의 방역 대책이 모든 경우의 수를 감안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지역 여건과 변수를 고려한 치밀한 대응이 아쉽다.

중앙방역대책본부는 8일 0시 기준 국내 코로나19 확진자가 454명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중 435명은 지역사회 발생이다. 서울 139명, 경기 125명, 인천 11명 등 수도권에서 275명이 발생했다. 대구 33명, 경북 6명이 추가됐다.

대구의 확산세는 주춤해졌지만 n차 감염 불씨가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대구의 신규 확진자 중 9명은 영국발 변이 바이러스에 의한 유흥 주점 관련 집단 감염 사례다. 지난달 12일 울산·구미 확진자가 대구 유흥 주점을 방문한 뒤 외국인 종업원과 손님 등으로 확산됐다. 7일까지 누적 확진자만 325명이 나왔다. 원정 유흥이 발단이 됐다.

원정 유흥의 위험은 지금도 진행형이다. 대구시가 지난 5일부터 사회적 거리두기를 2단계로 격상하자 수성구와 이웃한 경산에 취객들이 몰리고 있다. 풍선효과다. 오후 9시 이후 대구 수성구의 식당가가 일제히 문을 닫자 이웃한 경산에는 대구 유흥객들까지 몰려 흥청대고 있다고 한다. 오후 9시가 넘어서면 대구 취객들이 경산으로 이동하는 진풍경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경산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1.5단계로 음식점, 카페 등의 영업시간 제한은 없다.

지난 4월엔 반대 현상이 나타났다. 경산에 감염자가 쏟아지면서 거리두기를 2단계로 상향하자 대구 수성구에 경산 시민이 몰린 것이다. 행정 구역이 다른 이웃 지자체 간 엇박자 방역 행정이 코로나 방역에 구멍이 되고 있는 셈이다.

코로나 예방접종에 가속도가 붙어 접종자가 늘고 있다. 하지만 밀접 접촉 위험성이 높은 원정 유흥은 우려하지 않을 수 없다. 특히 원정 유흥에 나선 이들이 대부분 전파력이 높은 젊은 층이기 때문에 더욱 걱정되는 것이다. 한편 대구시는 코오롱야외음악당에 시민이 몰리자 7일부터 야간 개방을 차단했다.

대구시와 경산시는 이 같은 경향을 중시, 방역에 공동 보조를 취함으로써 방역에 허점이 생기는 것을 미연에 방지해야 한다. 그리고 젊은이들도 답답한 마음을 모르지는 않지만 접종을 마치고 항체가 생겨 일상으로 돌아갈 때까지는 자제하기를 바란다. 코로나19는 느슨해진 틈을 파고든다. 좀 더 참아야 한다.



홍석봉 기자 dgh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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