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지방선거부터 젊어지나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3일 국회의사당 대표실로 첫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3일 국회의사당 대표실로 첫 출근하고 있다. 연합뉴스
정치권에 모처럼 젊은 바람이 불고 있다.

‘청년정치’와 ‘세대교체’로 대변되는 30대 이준석 전 최고위원의 국민의힘 당 대표 당선으로 정치권의 세대교체 구호가 현실이 됐다.

낡은 정치에 대한 불신이 탄생시킨 ‘이준석 현상’이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대구·경북(TK) 정치권 안팎에 적잖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무엇보다 지방권력의 세대교체론이 벌써부터 수면위로 부상하는 분위기다.

전문가적 식견을 갖춘 젊은 세대의 대대적인 공천으로 지방 정치권을 물갈이 해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 기존의 줄서기나 기득권을 중심으로 한 고착화된 지역 권력 구조를 타파할 쇄신론에 불을 붙이면서 지역 정치지형을 바꿀 가능성이 높아졌다.

실제 이준석 돌풍으로 촉발된 정치권의 세대교체 바람에 따라 국민의힘 대구시당의 온라인 입당이 급증했다.

국민의힘 당 대표 선거운동이 시작된 지난달 24일 이후 온라인을 통한 2030세대 입당이 하루 평균 30∼40명에 달한다. 종전에는 3∼4명에 불과했다. 10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이에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청년과 여성, 정치 신인 등이 세대교체를 기치로 대거 도전장을 던질 가능성이 크다.

이렇게 되면 쇄신·변화 경쟁 속에 전례 없는 공천경쟁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홍창훈 대구시당 사무처장은 “이준석 돌풍 이후 늘어나고 있는 2030세대 입당이 어디까지 이어질지는 모르겠지만 엄청난 변화를 실감하고 있다”며 “이들이 앞으로 대의원이 되고 책임당원이 되는 만큼 내년 대통령 선거와 지방선거에도 엄청난 변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특히 집단화·세력화를 주도한 MZ세대(밀레니얼+Z세대·1980∼2000년대 출생)는 야당 대표 얼굴을 바꾼 것을 넘어 내년 지방선거에도 중요 유권자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4·15 총선 유권자 기준으로 20대는 680만 명, 30대는 699만 명. 전체 유권자의 34%를 차지했다.

지금까지는 4050과 중도층 표심이 중요했다면, 차기 대선 및 지방선거는 누가 2030세대의 마음을 잡느냐의 싸움인 것이다.

정치권은 세대교체 자체보다는 ‘주류교체’가 이뤄질 지에도 주목한다.

꼭 젊은 인물이 아니어도 시대정신을 읽는 정치인이 2030의 어젠다를 주도하며 판을 바꿀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 정치사에서 처음 세대교체와 주류교체가 동시에 일어난 건 1970년이다.

1969년 3선 개헌안 통과를 막지 못한 야당에서 인적 쇄신론이 터져 나왔고 당시 43세였던 김영삼, 46세였던 김대중 전 대통령이 ‘40대 기수론’을 외치며 주류교체까지 이뤄냈다.

김용찬 대구가톨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이준석 당 대표 선출로 정치에 대한 변화와 쇄신을 바라는 목소리가 표출됐다”며 “하지만 세대교체가 단순히 연령이 아닌 새로운 보수의 가치, 정책 등을 공유할 수 있는 정치인으로의 교체가 이뤄질 것으로 본다”고 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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