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집중이 심화되고 지방 소멸은 가속화되고 있다. 정부 차원의 국가균형발전 노력도 별로 효과가 없다. 인구와 기업은 계속 수도권으로 빠져나간다. 지방은 젊은이는 없고 노인들만 남아 힘겹게 지역을 떠받치고 있다. 말뿐인 지역균형발전과 정부 정책에 지방은 포기 상태나 다름없다.

영·호남권 광역자치단체장들이 다시 나섰다. 14일 경북도청에서 지방 소멸 위기 극복 특별법 제정 등에 뜻을 모았다. 지방의 발악이나 다름없다. 지방의 요구와 주장이 어느 정도나 받아들여질지 알 수 없다. 하지만 될 때까지 밀어붙여야 한다. 지방의 숙명이다.

‘영·호남 시·도지사 협력 회의’가 14일 경북도청에서 대구, 경북과 부산, 울산, 경남, 광주, 전북, 전남 등 영·호남 8개 시·도 단체장들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1998년 구성된 영·호남 협력 회의 모임은 이번이 16번째다. 그동안 지역 단체장끼리 긴밀한 유대와 협조 체제를 유지하며 상생 협력 노력을 이어왔다. 20년 넘게 지방 발전을 위해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찾았다. 가시적 성과도 있었다.

노무현 정부가 추진한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 정책은 협력 회의의 정책과 제안이 기반이 됐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지역균형발전법을 제정하고 정부 내 지역균형발전위원회를 만들어 지역 발전을 견인하려 애썼다. 하지만 그뿐이었다. 몇 차례 정권이 바뀌면서 유야무야됐다. 더 이상의 정부 차원의 획기적인 대책은 나오지 않고 있다.

영·호남 8개 시·도 단체장은 이번에 양 지역 발전의 기폭제가 될 달빛내륙철도 건설 국가 계획 반영과 지방 소멸 위기 극복 특별법 제정 및 수도권 일극 체제 분산을 위한 메가시티 구상 등에 뜻을 모았다. 지방분권과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10대 분야 공동 대응 성명서도 내놓았다.

지역 대학 위기 극복 협력과 국가균형발전 어젠다로 추진하는 권역별 ‘메가시티 구상’도 주목된다. 8개 시·도 청년 대표는 지방분권, 인구 소멸 대응, 수도권 과밀화 등 3대 분야의 정책 과제 건의서를 내 광역지자체의 주장과 요구에 힘을 보탰다.

문제는 지방분권, 지역균형발전을 위한 20여 년 간의 외침이 소리 없는 메아리가 됐다는 점이다. 안 되면 행동으로라도 보여주는 결기가 있어야 한다. 협력 회의에서 나온 주장과 요구가 정책에 반영될 수 있도록 강력한 조치가 필요하다. 맨날 모여 밥이나 먹고 목청만 높이다가 헤어지는 결의대회는 국민의 눈만 어지럽힐 뿐이다. 또 다시 용두사미가 되지는 않도록 해야 한다.



홍석봉 기자 dgh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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