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닌 대전현충원 방문 후 광주행…관례 깨뜨린 이준석

발행일 2021-06-14 16:27:3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천안함유족 앞 눈물 …“보수가 마음 아프게 해드렸다”, “광주시민 마음 아프게 하는 일 없을 것”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가 14일 광주 동구청 주차장에 마련된 ‘철거 건물 붕괴 참사 피해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헌화·분향하고 있다. 연합뉴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14일 공식 대외행보의 첫 일정으로 천안함 희생 장병 묘역이 있는 국립대전현충원을 찾았다. 이어 철거건물 붕괴로 사상자가 발생한 광주도 방문했다.

통상 정치권 인사들은 첫 공식일정으로 국립서울현충원을 찾았다. 기존 정치인들과 차별화 포인트다. 이번 대전현충원 참배는 헌정사 최초로 30대의 제1야당 대표가 된 자신을 향한 ‘불안감’을 씻어내고 보수진영의 핵심 가치인 안보를 강조하려는 일정으로 풀이된다.

이날 취임 첫 일정으로 대전현충원을 찾은 이 대표는 천안함 희생 장병의 유족을 만나 또다시 눈물을 흘렸다. 앞서 당선되기 전인 지난 9일에 이어 두 번째다.

이 대표는 ‘아들이 고등학생인데 상처를 많이 받았다’ ‘아이들 아버지의 명예를 지켜 달라’는 천안함 희생 장병 유족들의 말을 듣고 이내 눈물을 보였다.

그는 “보수 정부가 집권하고 있을 때도 이 문제를 적극적으로 (해결)하지 못해 10년이 넘었는데도 마음을 아프게 해드린 것을 당을 대표해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 대표는 6·11 전당대회를 이틀 앞둔 지난 9일 서울 용산 국방부 앞에서 시위를 벌이는 천안함 생존 장병과 유가족을 찾아 눈물을 흘렸었다.

이 대표는 현충탑 참배 후 기자들과 만나 “보수 정당으로서 안보에 대한 언급은 많이 했지만 보훈에 관해 적극적이지 못했던 면이 있다”며 “그런 부분을 상당히 반성하면서 개선하겠다는 의지를 담아 방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 들어 북한의 도발을 인정하는 부분은 과거 민주당보다 진일보한 모습”이라면서 “아직 천안함 생존 장병의 보훈 문제가 완벽하게 처리되지 않은 부분은 여야 합치의 한 대상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표가 구성한 국민의힘 지도부는 현충탑을 시작으로 천안함 46용사 묘역, 천안함 수색 과정에서 숨진 고(故) 한주호 준위 묘역, 제2연평해전·연평도 포격전 전사자 묘역, 마린온 순직 장병 묘역을 차례로 참배했다.

참배가 끝난 후 이 대표는 철거건물 붕괴 참사 희생자 합동분향소가 마련된 광주를 찾았다. 보수 정당의 당 대표가 공식 일정 첫날부터 광주를 찾기는 처음이다.

특히 호남방문은 참사 유가족의 마음을 위로하는 동시에 김종인 전 비상대책위원장부터 시작한 외연확장의 정신을 이어가겠다는 의지로도 읽힌다.

광주 동구청을 찾은 이 대표는 학동4구역 철거 현장 붕괴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에서 조문한 뒤 “5·18 이후 태어난 세대의 첫 정당 대표로서 광주의 아픈 역사에 공감한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다시는 광주 시민의 마음을 아프게 하는 일이 없을 것”이라며 “호남의 미래 세대와 지역 발전, 일자리 문제를 논의할 시점이 가까운 미래에 있을 것을 약속한다”고 말했다.

그는 사자명예훼손 혐의를 받는 전두환 전 대통령의 항소심 재판이 거듭 미뤄지는 데 대해 “전두환씨의 항소심 재판에 예정돼 있는데 불참을 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불성실한 협조는 시민의 한 사람으로서 상당히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5·18 폄훼 발언 등으로) 광주시민의 마음을 아프게 했던 언행에 대해서 국민의힘은 김종인 위원장 체제 하에서 많은 반성을 했다”며 “기조는 새로운 지도부에서도 이어질 것이며 확언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가 제안한 여·야·정 협의체 구성에 대해서는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 “이른 시일 내에 합의해 정례화할 수 있도록 말씀드리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당 지도부는 학동4구역 철거 현장 붕괴사고 희생자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이 대표는 이번 사고와 관련 “시민들이 안전을 우려해 여러 제보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지자체에서 다소 신속하게 반응하지 못했던 것은 앞으로 개선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철거 공사 과정에서 정치권 등의 유착이 있는 것은 아닌지 수사력을 총동원해 사건의 책임자를 가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대표는 민주당 소속 이용섭 광주시장과 만나서도 “광주시민들의 아픔이 큰데, 야당으로서 협조할 수 있는 것들은 다 하겠다”며 사고 원인에 대한 진상규명과 재발방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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