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재원, 이 대표의 ‘공직후보자 자격시험’ 정면 비판

▲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준석 대표(왼쪽 두 번째)와 김기현 원내대표가 김재원 최고위원(오른쪽)의 원로 발언에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 17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국민의힘 최고위원회의에서 이준석 대표(왼쪽 두 번째)와 김기현 원내대표가 김재원 최고위원(오른쪽)의 원로 발언에 환하게 웃고 있다. 연합뉴스
국민의힘 최고위원들이 ‘이준석 견제’에 시동을 걸고 있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17일 이준석 대표의 핵심 공약 중 하나인 ‘공직후보자 자격시험’을 정면 비판했다.

이날 YTN 라디오에 출연해 “선출직은 시험제도에 의하지 않고 국민이 선출하도록 만든 제도로, 이는 민주주의의 근간인 국민주권주의와 관련이 있다”며 “국민주권주의의 대원칙과 맞지 않고 설사 정당에서 공직후보자를 추천하는 경우에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김 최고위원은 “공천권 자체가 국민의 몫인데 여기에 시험제도를 도입한다는 것은 근본적으로 맞지 않는 접근”이라고도 했다.

이어 “공부를 하지 못했거나 학습능력이 떨어져도 국민과 애환을 함께하면서 이를 정책에 반영해주는 역할을 하는 지도자를 많이 봤다”며 “깊이 다시 생각해야 할 일”이라고 강조했다.

또 “특히 지역에 가면 학교에 다니지 않은 분, 컴퓨터 근처에 가보지 못한 분도 선출직으로서 훌륭한 분들을 여럿 뵀다”며 “일방적인 시험으로 (공직후보자를) 걸러내겠다는 것은 심각한 문제”라고 했다.

외견상 자격시험 비판이지만 그 이면에는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 새누리당에서 나왔던 ‘탈당파’에 대한 견제도 깔려있다는 분석이다.

신주류로 부상한 탈당파가 자격시험을 명분으로 내년 지방선거에서 지방 조직을 대폭 물갈이하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김 최고위원은 지난 14일에도 이 대표가 “대선후보와 상의해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를 모시는 문제를 결정하겠다”고 한 부분에 대해 “선거대책 위원장은 대선 후보가 자신을 당선시키기에 가장 적합한 분을 모셔오는 것”이라며 자제를 요청했다.

“8월말께에는 (경선)버스가 출발 한다”는 등의 이 대표 언급과 관련해서는 “이 대표가 자꾸 시한을 정한다. 경선 관리위원회가 구성되고 그 분들이 결정해야할 사안을 너무 빨리 말하는 것 아닌가, 미리 앞서나가는 것은 불필요한 오해와 논란을 불러일으킨다”고 지적했다.

조수진 최고위원도 이 대표가 당직 인선이나 일정 조율에서 최고위를 통하지 않고 일방통행하고 있다는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대권주자인 무소속 홍준표 의원(대구 수성을)이 영입한 인사였던 배현진 최고위원도 비공개회의에서 홍 의원에 대한 조속한 복당 승인을 압박하고 있다.

당 관계자는 “최고위원 면면을 보면 ‘거를 타선이 없다’는 말도 나온다”며 “최고위에 내재한 갈등은 언제든 폭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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