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의 트램 도입 계획은 현재 노선을 어디로 할 것인지를 두고 주민들 간 갈등이 수년째 이어지고 있는 민감한 현안 중 하나다. 이런 가운데 대구시가 3년간의 타당성 용역 조사를 마무리하고 오는 25일 공청회를 연다. 특히 공청회에서 트램 노선이 처음으로 시민들에게 공개될 것으로 알려지면서, 관심은 더 뜨거워지고 있다.

대구에서 처음 추진되는 노면전차인 트램 구상은, 2017년 대구 도심을 순환하는 4호선 계획을 발표할 때 처음 나왔다. 그러나 당시만 해도 4호선 계획 자체가 구상 단계에 있었고, 예산 등 현실적 여건도 갖춰지지 않았기에 트램 도입 문제는 더 이상 논의가 진전되지 못했다. 그러다 서대구역세권 개발 계획 발표와 함께, 서대구역을 4호선과 연결하는 방안으로 트램 시범노선 건설 계획이 구체화되기 시작했고, 시는 2018년 관련 용역을 발주했다.

현재 트램 노선을 둘러싼 달서구와 서구의 갈등은 주민들과 구의회, 정치권까지 가세해 힘겨루기 양상을 보이고 있다. 서구에서는 서대구로를 지나는 서대구KTX역~평리동~신평리네거리~두류네거리 노선을, 달서구에서는 와룡로를 지나는 서대구KTX역~서대구공단~죽전네거리 노선을 각각 주장하고 있다.

서구 주민들은 “대구에서 교통편이 가장 열악한 곳이 서구다. 반드시 트램이 서대구로를 지나야 교통불편 해소, 지역균형발전 등이 가능해진다”고 주장한다. 반면 달서구 주민들은 “와룡로를 지나는 트램이 들어오게 되면 도시철도 1, 2, 3호선이 모두 연결돼 서구의 교통 문제도 자연스레 해결된다. 최소 건설비용, 이용자 수 등 경제성 평가에서도 와룡로가 타당하다”는 입장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공청회는 막을 올리기도 전에 문제점을 지적하는 소리가 들리고 있다. 시의 일방적 발표와 전문가 중심의 토론 방식으로는 주민 의견이 반영되지 못하는 형식적인 절차가 될 뿐이라는 게 주민들의 불만이다. 이런 식이라면 노선이 어느 쪽으로 결정되던 후폭풍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우려도 있다.

노선 갈등이 이처럼 장기화 된 데는 사실 그동안 여러 이유가 있었다. 서대구역이 도심에서 다소 떨어진 외곽지에 위치한 탓에 처음부터 시민들의 접근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가 큰 과제였다. 또 2019년 12월 대구시청 신청사 이전지가 두류정수장 터로 확정된 이후에는 신청사와 서대구역을 한 노선으로 트램과 연결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시민들의 관심이 집중된 트램 도입 계획은 먼저 주민공청회에서 노선이 발표되고 나면 이후 시의회 의견 청취, 국토부 승인 절차 등를 거쳐 이르면 내년 상반기께 확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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