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곡 왜관초 학생들, 영웅 추모 종이학편지 만들어 눈길

▲ 왜관초등학교에 한 여학생이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6명의 영웅을 위해 꾹꾹 눌러 쓴 종이학편지를 접고 있다.
▲ 왜관초등학교에 한 여학생이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6명의 영웅을 위해 꾹꾹 눌러 쓴 종이학편지를 접고 있다.
“조국을 지키기 위해 희생하셨던 그 숭고한 마음을 느끼고 안타까운 마음을 전하고자 다 같이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제2연평해전 19주기를 앞두고 칠곡군의 한 초등학교에서 추모 열풍이 뜨겁게 일고 있다.

칠곡 왜관초등학교 5·6학년 학생 230여 명은 지난 22일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6명의 영웅을 위한 종이학편지 650여 통을 만들었다.

제2연평해전은 2002년 6월29일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한 북한 경비정의 기습 공격으로 벌어진 전투이다.

이로 인해 남한 측 해군 6명이 전사하고 19명이 부상을 당했다.

▲ 왜관초등학교 학생들이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6명의 영웅을 위해 직접 만든 종이학편지를 상자에 담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왜관초등학교 학생들이 제2연평해전에서 전사한 6명의 영웅을 위해 직접 만든 종이학편지를 상자에 담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학생들이 고사리 같은 손으로 꾹꾹 눌러 글을 쓰고 종이학을 접게 된 배경은 6학년 소규임(12·여)양으로부터 시작됐다.

소양은 지난달 말 부모님과 함께 영화 ‘연평해전’을 시청하며 큰 충격을 받고 희생자에 대한 안타까움으로 눈물을 흘렸다고 한다.

그러던 중 백선기 칠곡군수가 제2연평해전 당시 두 다리에 큰 부상을 입은 이희완 중령을 초청해 ‘제2연평해전 추모행사’를 개최한다는 소식을 접했다.

소양은 이들을 위해 무엇인가 해야겠다는 결심을 하고 고민을 거듭하다 종이학편지를 떠올렸다.

6학년 친구들과 5학년 후배들에게 이러한 사실을 알리고 제2연평해전 관련 영상을 SNS로 공유하자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추모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학생들은 정성껏 접은 종이학편지를 전사자 6명의 이름이 적힌 선물 상자에 곱게 포장했다.

종이학편지는 오는 26일 칠곡호국평화기념관에서 열리는 제2연평해전 추모행사에 참석하는 이희완 중령을 통해 유가족에게 전달될 예정이다.

소양은 “2002년은 월드컵 4강의 기적을 이룬 해라고만 배웠다. 대한민국을 위해 고귀한 희생을 하신 분들이 계셨다는 것은 전혀 알지 못했다”며 “종이학 편지를 접을 때 영화의 한 장면이 떠올라 많이 힘들었다. 함께 해준 친구들과 후배들이 너무 고맙다”고 전했다.





이임철 기자 im72@idaegu.com
저작권자 © 대구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