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제맥주 산업 활성화, 협업이 답이다

발행일 2021-07-13 15:58:47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며칠 전, 대전·충청이 연고인 프로야구 구단 한화이글스가 이 지역 수제맥주 제조업체인 금강브루어리와 손잡고 ‘독수리 라거’라는 자체 브랜드 수제맥주를 7월 중으로 출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양측이 밝힌 이 맥주의 특징은 깔끔한 맛으로 더운 여름날 야구를 관람하면서 시원하게 마시기 좋다는 것이다. 특히 최근의 레트로 트렌드에 맞춰 1999년 한화이글스의 한국시리즈 우승 당시 로고를 브랜드 디자인에 담는 등의 방법으로 MZ 세대(밀레니얼 세대+Z세대·현 10∼30대)들에게 다가서고 있다.

이에 앞서 신세계그룹 편의점 계열사인 이마트24도 프로야구단 SSG랜더스 이름을 넣은 수제맥주 ‘SSG랜더스 라거’ 출시 계획을 이미 밝힌 바 있다. 맥주라벨에 SNS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정용진 구단주의 얼굴을 새기고 ‘GUDANJU(구단주)’라는 맥주 별칭을 붙이는 등으로 재미를 주고 있다. 그 전인 5월초 이마트24는 ‘최신맥주’란 이름으로 특허 출원을 신청하기도 했다. 최정, 추신수, 제이미 로맥, 최주환으로 이어지는 SSG랜더스 주축 타선의 이름을 따온 상표이다.

이처럼 이젠 수제맥주와 스포츠 간의 컬래버레이션(협업)도 한층 활성화되고 있다. 수제맥주를 매개로 한 컬래버레이션은 아주 다양한 형태로 현실화된다. 때론 스포츠 구단과, 때론 스포츠 스타와, 때론 유명 연예인들과, 때론 그 지역 유명카페의 커피를 넣은 맥주라는 형태로 출시되기도 한다.

이런 형태의 협업은 이미 본 칼럼을 통해 수차례 제안한 바 있다. 대구의 수제맥주 산업화에 참고할 만한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디에이고의 사례들도 소개했다. 뉴욕타임스가 선정한 2013년 최고의 크래프트 맥주 여행지인 샌디에이고는 330만 명의 카운티 인구에 130개의 양조장이 있는 맥주 도시이다.

이 지역 양조장인 에일 스미스와 김하성 선수가 뛰고 있는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협업을 눈여겨 볼 만하다. 양측은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간판타자였던 토니 그윈을 기리는 맥주 ‘샌디에고 페일에일 3할9푼4리’를 만들었다. 3할9푼4리는 토니 그윈이 1994년 달성한 타율이다. 이 맥주는 우리나라에도 수입돼 인기를 끌고 있다.

양조장과 그 지역 커피업계 간의 협업으로 탄생한 맥주도 있다. 코로나도 브루잉은 이 지역의 ‘버드락 커피 로스터스’에서 볶아낸 커피를 양조 과정에서 넣어 ‘어얼리 버드 콜드 브루 밀크 스타우트(Early Bird Cold brew Milk Stout)’라는 맥주를 생산해냈다. 잘 볶은 커피 향이 가득한 흑맥주이다. 이 맥주 역시 지난해 우리나라에까지 수입이 됐다.

수제맥주와 이업종 간의 협업은 이처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더 중요한 사실은 소비자들에게 무한한 이야깃거리를 준다는 것이다. 나아가서는 대구를 대표하는 관광상품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대구를 찾는 관광객들이라면 어떤 맥주를 마실까? 자기 나라, 아니면 자기가 살고 있는 도시에서도 마실 수 있는 맥주를 마실까, 아니면 대구에만 있고 대구이야기가 담겨있는 맥주를 마실까. 이는 누구에게 물어봐도 분명한 사실이다.

지금 몇몇 편의점에서 판매하고 있는 수제맥주들이 연일 품절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이유가 뭔지 따져볼 필요도 있다. 레트로 감성이라는 트렌드도 한몫 하고 있지만 더 중요한 건 젊은층을 끌어들이는 재미와 이야기이다. 대구는 야구와 커피 이야기가 무궁무진한 도시 아닌가. 대구 출신 야구스타들도 즐비하고 삼성라이온즈라는 명문 구단까지 있다. 몇몇 토종 커피 프랜차이즈 역시 전국망을 갖추고 있다.

수제맥주와 야구, 수제맥주와 커피라는 컬래버레이션은 당장 현실화해서 제품으로 출시를 하더라도 젊은 세대들에게 재미와 호기심을 불러일으킬 수 있는 좋은 소재들이다. 수제맥주산업 활성화에도 큰 몫을 해내리라 기대할 수 있는 아이템이다.

지난해 국내 수제맥주 시장 규모는 1천180억 원이었다. 한국수제맥주협회는 이 시장이 2023년까지 연평균 46% 성장해 3천700억 원의 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수제맥주와 스포츠, 수제맥주와 커피의 콜라보가 성공적으로 이뤄져 대구가 이 흐름을 이끌 수 있기를 바란다.

박운석(한국발효술교육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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