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 고령화에 일등공신 드론 방제로 풍년 농사 기약

발행일 2021-08-01 14:43:47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동 틀 무렵 들녁에 나선 70대 농부를 무인 방제드론이 반겨

청년 드론 방제단 소속 이도경씨가 동이 틀 무렵에 칠곡군 북삼읍 숭오리 들녁에서 풍년농사를 기원하며 드론 방제에 나서고 있다.


“옛날에는 어깨 위에 무거운 약통을 메고 질퍽한 땅에 들어가서 방제를 했지만, 이제는 드론을 활용하는 덕분에 2차 방제가 필요 없고 비용과 시간도 절약해 풍년 농사를 기약할 수 있습니다.”

지난달 29일 어둠이 가시고 동이 틀 무렵인 오전 5시10분께 70대 농부가 낡은 오토바이 뒤에 삽 등 농기구를 싣고 힘겹게 농로를 달리고 있다.

농부의 뒤를 따르고 있는 순간 농약 냄새가 진동했다.

새벽을 여는 농부를 반기듯 올 풍년 농사를 꿈꾸는 칠곡군 북삼읍 숭오3리의 ‘오신 들녘’ 위로 드론이 ‘위~이~잉, 쏴~아~’라는 소리를 내며 힘차게 비행했다.

올해 유독 기승을 부리고 있는 벼멸구와 도열병 예방을 위해 지난해보다 10일 빨리 드론이 투입된 것이다.

칠곡지역 청년농부로 구성된 청년 드론 방제단인 이도경(38)씨 등 2명이 한 조를 이뤄 이날 무인 드론 방제에 나섰다.

드론은 이씨가 조종기로 조작하는 대로 벼 위 1~2m 상공을 날며 농약을 뿌옇게 내뿜었다.

하루 작업량은 10㏊다.

작업은 오전 5시부터 9시까지, 오후 5시부터 7시까지로 두 차례 나눠 진행된다.

이른 새벽에 농약을 살포하는 이유는 이슬 맺힌 벼에 농약이 섞이면 방제 효과가 훨씬 향상되기 때문이다.

한 번 드론에 들어가는 약제량은 10ℓ로 5~7분 동안 4천200㎡가량의 면적을 방제할 수 있다.

청년 드론 방제단 소속 이도경씨와 동료가 드론 방제에 앞서 안전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고자 드론 안전점검을 하고 있다.


하지만 20분 정도 살포 뒤 배터리를 교체해야 한다.

그래서 발전기를 화물차에 싣고 다니며 배터리를 충전하는 번거로움을 겪어야 한단다.

아쉬운 면도 있지만 앞으로 충전된 배터리를 몇 시간 동안 사용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되면 작업 시간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단축된다는 희망도 보였다.

드론 방제는 도복이 전혀 없고, 1차 방제로 벼멸구와 도열병을 동시에 예방할 수 있어 2차 방제가 필요 없기에 농민에게 시간·경제적 부담을 크게 줄여주는 일거양득의 효과가 있다.

또 살충제와 살균제 2가지 약물만 혼용해 사용하므로 방제 효과도 일반 분무기보다 1천 배가량 높다는 장점이 있다.

드론 방제 경력 2년차인 이씨는 “논 주위에 전선과 비닐하우스가 많아 방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부모님의 논에 약을 뿌리듯이 정성을 다 하고 있다. 방제를 통해 농가 소득이 향상됐다는 말을 들을 때 뿌듯함을 느낀다”고 웃음지었다.

이날 투입된 청년 드론 방제단은 모두 10개 조이며, 이들은 북삼을 비롯 가산·지천·가산면 등의 논을 대상으로 방제 작업에 나섰다.

칠곡군은 오는 10일까지 지역 8개 읍·면의 1천㏊ 논에서 올해 방제 작업을 진행한다.

내년에는 1천500㏊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지난해에는 200㏊ 방제의 인건비로 군비 4천만 원을 지원했다.

농민들이 드론 방제의 효과를 실감하자 올해는 농협과 업무 협약을 통해 1천㏊에 대한 방제 인건비 전액을 부담하기로 했다.

농협도 농약 비용의 60%를 보탠다.

칠곡군농업기술센터 김성연 식량작물담당 계장은 “이른 새벽에 현장을 찾아야 하는 만큼 체력적인 부담이 커지고 있지만, 고령화가 가속화되는 농업에 꼭 필요한 드론 방제 업무를 맡은 만큼 자부심을 갖고 농민들을 돕겠다”고 말했다.

이임철 기자 im72@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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