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4차 대유행의 주범이 되고 있다. 빠른 전파력 탓에 확진자 수 증가 속도는 물론이고, 발생 지역의 광범위한 확산세도 이전 세 차례 대유행 때보다 훨씬 빠른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방역 당국에 따르면 7월 확진자의 3분의 1 정도가 델타 변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추정됐다. 4차 대유행의 촉발 시점으로 보는, 6월의 서울 홍대거리 원어민강사 집단감염 사건에서 단기간에 확진자가 300명 이상으로 늘어난 것도 델타 변이 바이러스 때문으로 방역 당국은 보고 있다.

국내뿐 아니라 해외에서도 유사한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최근 발생하는 신규 확진자의 75%가 델타 변이 감염자로 추정된다는 게 현지 언론의 보도이고, 최근 확진자 수가 다시 증가세로 돌아선 영국과 이스라엘의 경우도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그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특히 영국, 이스라엘은 전 국민의 백신 접종률이 높아지면서 집단면역이 거의 완성 단계에 이르렀다는 보도까지 나온 상황이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서는 기존 백신이 델타 변이에 대해서는 효능을 제대로 발휘하지 못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그러나 방역 당국이나 국내외 전문가들은 현재 접종 중인 아스트라제네카, 화이자, 모더나, 얀센 등 4종의 백신으로 델타 변이 바이러스 방어가 가능하다고 강조한다. 특히 전 국민의 접종률을 끌어올릴수록 집단면역이 형성돼 더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고 전한다.

실제로 영국이나 이스라엘의 최근 확진자 대부분은 백신 미접종자거나 1차 접종만 완료한 경우라는 것이다. 중앙방역대책본부 이상원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최근 영국 신규 확진자의 90% 이상이 델타 변이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신규 확진자의 89.6%는 2차 접종을 완료하지 않았으며 65%는 백신 미접종군이었다”고 말했다.

따라서 변이 감염에 대한 최상의 대책도 백신 접종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1차 접종 효과를 과신해 2차 접종을 받지 않으면 충분한 접종 효과를 기대할 수 없다. 예정된 일정에 2차 접종까지 꼭 마쳐야 한다”고 강조한다.

델타 변이 바이러스가 확산함으로써 코로나19 백신의 패러다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 이전까지의 감염병 예방에서 감염되더라도 중증으로 악화하는 것을 예방하는 것으로 백신 접종의 목표가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얀센 백신의 예방률이 ‘66%’라는 것은 감염 그 자체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감염되더라도 중등도 이상으로 악화하는 것을 예방하는 효능이 66%라는 의미라는 것이다.

한편 김부겸 국무총리는 백신 공급 차질 문제와 관련해 “최근 불거진 모더나 백신 국내 공급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모더나 측과 논의한 결과 8월 첫째 주부터 백신 공급을 재개하기로 했다”면서, “11월 집단면역 형성이라는 목표 달성에는 차질이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



박준우 기자 pjw@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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