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휴먼 리소스<46>대구본부세관 김민희 주무관

▲ 대구본부세관 김민희 주무관.
▲ 대구본부세관 김민희 주무관.
지난 5월 지방 중소공항 최초로 대구국제공항에서 시작된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은 ‘반쪽짜리’ 노선, 지방공항의 한계 등 숱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대박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모두의 예상을 뒤엎은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의 성공 뒤엔 대구본부세관 김민희 주무관(40)의 열정과 눈물이 있었다.

지난해부터 확산한 코로나19로 항공 및 면세업계에는 지옥과도 같은 나날이 펼쳐졌다.

이 같은 상황에서 정부는 착륙 없이 해외 상공을 비행 후 다시 돌아오는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으로 난국을 타개코자 했다. 지난해 말 인천국제공항에서 시작된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은 절반의 성공을 거두고 지방인 대구에도 상륙했다.

대구공항에서 여행자 통관업무를 담당하고 있던 김 주무관은 반가움보다도 걱정이 앞섰다고 한다.

풍부한 방역 인력과 넓은 입국장 면적을 갖춘 인천공항과 달리 대구공항은 입국장 공간이 너무나 협소한 데다 인력도 터무니없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거리두기는 애초에 불가능했고, 통관 심사가 이뤄지는 동안 후순위 대기자들은 앉아 있을 공간조차 마땅치 않았다.

면세품 통관 심사 시간이 오래 걸리는 점도 고민거리였다.

김 주무관은 일일이 한 사람당 통관 심사에 걸리는 시간을 계산했고, 약 15분 걸린다는 것을 밝혀냈다. 그의 계산대로라면 비행기 한 편당 통관 심사는 대략 1시간30분이 넘게 걸린다는 결론이 나왔다. 코로나19가 엄중한 상황에서 이 같은 시간 소요는 치명적이었다.

그는 상식을 파괴하기로 했다.

출국장을 통과한 순간 공항은 세관 공간, 출입국 심사 공간, 검역 공간으로 3분할 돼 있다. 한 공간(대구공항)을 나눠 쓰는 신세지만, 이들은 그동안 서로의 공간을 절대로 침범하지 않았다. 암묵적인 룰이었다.

하지만 김 주무관은 대구공항의 모든 기관이 역량을 집중해야 무착륙 관광비행을 성공시킬 수 있다고 믿었고, 직접 발로 뛰며 협조를 요청했다.

무착륙 관광비행의 특성상 외국에서 반입 금지 식품이 존재할 수 없다는 데 생각이 닿았다. 그는 휴업 상태인 검역 전용 검사대를 ‘면세검사대’로의 전환을 요청했고, 농림축산검역본부에서 승인을 받았다.

외국인이 없어 신속한 입국 심사가 가능한 점(5~10분 소요)에서 착안, 입국 심사 완료 후 해당 구역을 세관검사 대기 공간으로 활용을 요청했고, 출입국·외국인사무소에서 허락을 받아냈다.

김포공항에서의 ‘사전통관예약제’도 벤치마킹해 여행객들이 비행하는 동안 과세자료를 미리 받아 통관시간을 절약했다. 한국공항공사 대구지사에 출입국장 내 사전통관 예약을 위한 공간 확보 및 기자재 설치를 부탁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김 주무관의 발로 뛴 노력은 전국에서 가장 빠르고 쾌적한 무착륙 관광비행 상품을 만들어냈다.

사전통관 예약제 시행으로 과세통관 대기시간은 최대 48% 단축됐으며, 검역 전용 검사대의 면세검사대 활용으로 여행객들의 세관구역 통과시간이 타 지방공항 대비 최대 46% 단축됐다. 첫 고객과 마지막 고객의 편차가 불과 13분에 불과할 정도다.

대구세관을 비롯해 대구공항 모든 기관이 함께 만든 무착륙 관광비행은 모두의 예상을 뒤엎고 고공행진 중이다.

한국공항공사 대구지사에 따르면 지난달 대구~오사카~대구로 돌아오는 무착륙 관광비행의 여객은 86명으로 전체 좌석의 80%에 가까운 매진율을 기록했다.

김 주무관은 “법무부, 출입국심사소, 축산검역본부, 한국공항공사가 모두 한마음 한뜻으로 협조해주셔서 가능한 일이었다”면서 “아직 부족한 면이 많다. 더 빠르고 더 쾌적한 무착륙 관광비행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라며 겸손해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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