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가 맹위를 떨치고 있다. 코로나 속에 취약 계층의 여름 나기가 그 어느 때보다 힘겹다. 노숙인과 쪽방촌 거주자들은 하루하루를 근근이 버텨나가고 있다. 문 닫는 무료급식소가 늘면서 당장 끼니를 걱정해야 할 판국이다.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일선 행정이 코로나19에 매달리다 보니 다른 쪽을 눈 돌리기가 쉽지는 않을 터다. 하지만 지자체는 취약 계층 관리에 소홀함이 없었는지 되돌아볼 일이다. 국민들도 주위에 눈을 돌려 취약 계층을 보듬어 줘야 할 것이다.

코로나19로 대구 노숙인 무료급식소가 직격탄을 맞고 있다. 코로나 여파로 갈 곳을 잃은 어르신들마저 대거 노숙인 무료급식소에 몰리면서 인력 및 예산이 달려 문을 닫는 급식소가 하나 둘 늘고 있다고 한다. 일부 남아 있는 급식소에 인원이 몰리면서 코로나19 집단감염 우려마저 낳고 있다.

대구의 경우 지난해 20여 곳이던 노숙인 무료급식소가 현재 절반인 10곳으로 줄었다. 그마저도 간편식이 아닌 식사를 제공하는 곳은 4곳 뿐이라고 한다.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라 무료급식소들이 재원 조달이 어려워진 탓이다. 감염 우려로 인한 기존 식판 식사를 도시락으로 바꾸면서 급식소의 인력 및 예산 부족 현상으로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도시락은 식판 식사보다 일이 많고 비용도 더 든다.

게다가 무료급식소를 찾는 이들이 갈수록 늘어 급식량이 상대적으로 줄고 있다는 점도 걱정이다. 노숙인들 외에 쪽방민·기초생활수급자·독거노인 등 취약계층이 무료급식소로 한꺼번에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경로당 등 노인 복지시설들이 문을 닫자 독거노인 등이 무료급식소로 몰리면서 과부하가 걸렸다.

급식 인원이 늘면서 방역도 부담이다. 마스크는 착용하고 있지만 거리두기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후원금도 줄어 급식소의 재정 사정도 나빠졌다. 정기 후원 등이 급격히 줄고 있는 데다 장바구니 물가 급등으로 식자재 값도 덩달아 뛰어 부담이 크게 늘었다. 이래저래 급식소 운영이 갈수록 어려워졌다.

지자체 등 행정기관이 적극적으로 취약 계층 돕기에 나서야 한다. 물론 코로나19에 전 행정력을 빼앗겨 어려움이 적지는 않을 것이다. 그래도 지자체가 나서 우리 주변의 취약 계층을 챙겨야 한다.

우리는 어려운 때일수록 서로 돕고 콩 한쪽도 나눠 먹는 인심이 있었다. IMF도 국민이 허리띠를 졸라 매 이겨냈다. 금융 위기도 다른 나라들보다 빨리 탈출했다. 우리의 나눔과 위기 극복 DNA 덕분이다. 코로나19로 모두가 힘겹지만 주위를 돌아보고 보듬어 줄 수 있길 바란다.



홍석봉 기자 dghong@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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