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지역 노인을 노린다…경북에서만 한달 평균 25건 이상 금융사기 막아

발행일 2021-08-16 20: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상반기 경북 예방금액 50억 가까이

농촌지역 고령층 대상 전화금융사기 빈번…경북농협 금융보안관 만들어 사례공유하기도

경북에서 올해 상반기 금융점포의 대처로 전화금융사기를 막은 액수가 50억 원에 이른다.


경북지역 노인을 노리는 전화금융사기(보이스피싱)가 기승을 부리고 있다. 올해 경북에서만 피해 직전인 금융기관 일선점포에서 보이스피싱을 막은 규모가 50억 원에 가깝다.

경북경찰청과 NH농협은행 경북본부 등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경북 금융기관에서의 전화금융사기 피해예방 금액이 151건에 46억 원에 이른다.

151건은 금융사기를 시도했다가 일선 금융기관 점포에서 대처와 경찰신고로 예방한 건수가 한달 평균 25건을 넘는다는 의미다. 영업일 기준으로는 경북 권역 금융기관에서 매일 사기 시도를 한건 이상씩 예방한 셈이다.

보이스피싱은 정보에 취약한 농촌 지역 노인을 대상으로 교묘하게 시도되는 중이다.

농촌지역 고령층 고객이 많은 NH농협은행 경북본부에서만 상반기 피해예방 건수가 70건, 20억 원에 가깝다. 경북 전체 금융기관 예방건수의 절반 가까이를 농협은행이 차지하고 있다.

실제로 얼마전 경북 영주에서는 77세 남성이 ‘개인정보가 노출돼 본인들이 돈을 지켜주겠다’는 금감원 및 국세청 직원 사칭 전화를 받고 농협은행 영주시지부를 찾아 800만 원의 현금 인출을 요청했다. 사용용도를 묻던 직원은 국제전화 발신번호로 전화받는 것을 수상히 여겨 경찰에 신고해 피해를 예방했다.

지난 6월에는 64세 남성이 정부특례보증을 빙자한 문자를 받고 농협은행 경북영업부를 찾아 카드 대출 상환을 시도하던 중 직원이 카드사를 통해 사실관계를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 2천200만 원의 피해를 예방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무담보·무보증 2%저리 대출이나 신용등급 상향을 위한 공인인증서 발급이나 비빌번호 변경을 요청하거나 코로나19 정부지원금 제공 관련 금융정보 요청 등 보이스피싱 유형이 교묘하고 다양해지고 있다.

사정이 이렇자 경북농협은 보이스피싱 사기 시도에 적극 대처하기 위해 경북 자체적으로 금융보안관 제도를 신설했다. 경북 내 78개 사무소, 800여명 직원들이 최근 시도되고 있는 금융사기 사례를 공유하고 우수사례 발굴과 피해예방 직원 시상을 통해 금융사기에 적극 나서도록 지원하는 중이다.

NH농협은행 경북본부 금동명 본부장은 “경북은 지역이나 기관 특성상 고령층 고객이 많은 만큼 금융사기예방을 위해 금융보안관 제도를 신설했다. 앞으로 금융사기 유형과 피해예방 사례를 적극 공유해 고객들의 안전을 지키는 데 역할을 다하겠다”고 했다.

윤정혜 기자 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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