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윤호 사무국장.
▲ 배윤호 사무국장.




“400여 년 전 임진란 때 성주에서 가장 먼저 의병을 창의(처음 의병을 모집하고 훈련) 하신 서암 배덕문(배설 장군 부친) 의병장군을 기념하고, 나라를 지키기 위해 목숨 바쳐 싸웠던 의병들을 기념하는 일은 우리 후손들이 해야 할 책무라고 생각합니다.”

성주임진의병축제위원회 배윤호(67) 사무국장은 다음달 11일 대가면 도남리 도남재 야외무대(의병공원 예정지)에서 열리는 성주임진의병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배 사무국장은 경력이 화려하다.

젊은 시절 성주지역 최초 유선방송사의 대표(1991~2007년)였던 언론인 출신이다.

그 후 고향에 정착해 기독교농민회 중앙 사무국장을 역임하는 등 농민 운동가로 활동했다.

요즘은 성주 가천면 법전리 가야산 산 속에 집을 지어 ‘자연인’으로 변신해, 자연의학 공부와 함께 양봉과 분재를 하며 수도사처럼 살아가고 있다.

특히 그는 임진왜란 때 이순신 장군과 함께 왜군 격파에 공헌한 배설 장군의 후손(12대 손)이기도 하다.

이제 남은 여생을 배씨 문중이 추진하는 마을축제인 ‘성주임진의병축제’의 정착과 축제가 열리는 ‘임진의병 창의공원’의 조성, 농경문화기록화 사업에 집중하기로 했다.

요즘 배 사무국장은 갑자기 바빠졌다.

가야산 속에서 유유자적 하던 자연인의 삶에서 ‘성주임진의병축제’ 사무국장을 맡아 축제 준비를 총괄하고 있기 때문이다.

축제가 20여 일 앞으로 다가온 요즘은 만사를 제쳐두고 의병축제가 열리는 성주 성산 배씨 종중 제실인 대가면 도남재로 매일 출근한다.

이곳에서 친척 및 성주임진의병정신문화보존회 어르신과 함께 축제준비를 논의하고 있다.

성주 성산 배씨 문중에서는 축제에 대한 모든 것을 배 사무국장에게 맡겼다.

그는 우선 ‘성주임진의병축제’를 성공적으로 개최한 후 축제의 현장인 ‘임진의병 창의공원’(조성 예정)을 잘 가꾸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를 통해 430여 년 전 나라를 구하고자 의병 선조들이 목숨 바쳐 일본군과 싸웠던 자랑스러운 역사 현장을 직접 눈으로 보고, 배우고, 구국정신을 본받도록 하는 ‘의병체험축제’로 발전시키겠다는 것이다.

배 사무국장은 축제 준비 소식을 듣고 찾아온 손님들에게 일일이 ‘성주임진의병축제’와 성주에서 처음으로 의병을 일으킨 대가면 도남리 마을의 의미에 대해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축제를 마무리한 후에는 임진란의 명장이자 선조인 배설 장군에 대한 잘못 된 기록을 바로잡는 일을 본격적으로 추진하겠단다.

또 배 사무국장은 배씨 집성촌인 대가면 도남리 도남재 일대를 젊은이들이 찾는 역사적 마을로 만드는 계획에 몰두하고 있다.

그가 내린 해답은 도남재 주변의 ‘임진의병 창의공원’ 예정지 주변을 잘 가꿔서 전국의 관광객이 찾는 명승지로 만드는 것이다.

문중 땅 일부를 빌려 향나무 분재 수천 그루를 축제장 주변으로 옮겨 축제장 주변을 꾸미는 것으로 명소 만들기를 시작할 생각이다.

또 ‘임진의병 창의공원’ 조성이 예정대로 잘 추진되면 주변의 뒷개(후포) 마을과 자리섬 마을을 중심으로 배설 장군의 묘와 의병출정 길, 의병을 일으키고 훈련시킨 배덕문 의병장의 묘소 등의 주변 전승지를 하나로 묶어 성주임진의병에 대한 스토리텔링 작업에 나서기로 했다.

배윤호 사무국장은 “계획한 모든 일이 순조롭게 마무리되면 선조들의 숨결이 남아 있는 도남리 마을의 역사를 밝히는 ‘마을지(誌)’를 만들어 잘못 불리고 있는 동네 명칭에 대한 본래의 고유한 이름으로 바로잡고 싶다”고 말했다.











이홍섭 기자 hs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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