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라차차’ 대구스포츠단〈16〉여자배구팀

▲ 대구스포츠단 여자배구팀 소속 레프트 박경현이 2019년 강원에서 개최된 한국실업배구회장배 종합선수권대회에서 상대 진영을 향해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 대구스포츠단 여자배구팀 소속 레프트 박경현이 2019년 강원에서 개최된 한국실업배구회장배 종합선수권대회에서 상대 진영을 향해 스파이크를 날리고 있다.
‘시작은 미약했으나 끝은 창대하리라’라는 표현이 있다.

대구스포츠단 여자배구팀에 들어맞는 문구다.

대구팀은 2007년 현재 감독인 고부건 감독이 대학생들과 함께 만든 팀으로 선수 대부분이 계명대학교와 계명문화전문대학교의 학생으로 구성됐다.

초기에는 정식 실업팀이 아닌 대구시체육회라는 명칭만 달고 전국체육대회에 출전했다.

2007년부터 2010년까지 비공식 팀으로 활동했는데 그동안 전국체전에서 승리한 경기는 1경기에 불과할 정도로 실력·재정적인 면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2011년 대구시청 소속으로 팀이 정식 창단되면서 전력은 크게 향상됐다.

창단한 그해 전국체전에서 동메달을 획득했고 2012년을 제외한 2013년부터 2016년까지 은메달 2개, 동메달 2개를 각각 따내면서 줄곧 메달권에 있는 팀으로 변모했다.

대구 지도진이 추구하는 팀의 방향은 ‘끈끈한 팀’이다.

경기에서 쉽게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선수 본인만의 배구를 하는 팀 만들기에 위해 노력하고 있다.

배구는 공을 사용하는 구기 운동이라서 감각적인 부분이 중요하다는 게 지도진의 설명이다.

공을 치고받고 하는 순간 빠른 대응과 판단이 필요하고 선수가 다양한 측면에 도전해 본인만의 기술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대구팀은 대구여자고등학교 여자배구부와 주 2회 연습경기로 실전 감각을 키우고 있다.

대구팀은 경기를 통한 많은 경험으로 단점을 확인하고 보완해 다시 본인의 것으로 만드는 훈련을 지속하고 있다.



▲ 2019년 열린 한국실업배구회장배 종합선수권대회에서 대구 김혜원이 토스를 시도하고 있다.
▲ 2019년 열린 한국실업배구회장배 종합선수권대회에서 대구 김혜원이 토스를 시도하고 있다.


◆배구 포지션별 중요성

배구는 총 5세트로 치러지는데 1~4세트는 25점제 랠리 포인트 방식으로 진행된다.

4세트까지 2-2 동점인 상황이 나왔다면 마지막 5세트 15점제 랠리 포인트 방식을 승부를 내고 3세트를 먼저 따내는 쪽이 승리한다.

선수의 포지션은 크게 센터와 세터, 레프트, 라이트, 리베로 등으로 나뉜다.

먼저 센터는 중앙에서 전위 블로커들을 지휘하며 상대 스파이크를 저지한다.

중앙이라는 위치상 속공을 많이 하게 된다.

블로킹 능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다른 포지션보다 팔이 길고 키가 커야 한다.

공을 다른 선수에게 넘겨주는 세터의 경우 토스 정확도와 구질이 스파이크의 공격력을 절반 이상 결정한다.

따라서 세터의 토스는 팀 공격에 핵심으로도 볼 수 있다.

세터는 공격수들을 지휘해 ‘코트 위의 지휘자’로도 불린다.

레프트는 공격과 수비 모두를 다 해야 하는 만능 포지션이다.

세부적으로는 전위 레프트가 팀의 제1이나 제2 공격 옵션이 되거나 후위 레프트는 리베로를 보조한다.

배구 선수가 해야 할 대부분 요소를 지니고 있어야 해서 팀의 살림꾼이라는 표현도 많이들 쓴다.

라이트는 대체로 공격에 치중하는 위치다. 주로 오른쪽에서 공격하는데 수비에 가담하는 경우는 적은 편이다.

수비 전문 포지션인 리베로는 이탈리아어로 ‘자유인’이다.

코트 위에서 1명만 뛸 수 있고 반드시 후위에만 위치한다.

리베로는 위치 구분을 위해 반드시 기존 유니폼과 확실히 구별되는 다른 색의 유니폼을 입어야 한다.

축구나 핸드볼의 골키퍼처럼 별도의 유니폼을 입고 홈과 원정 유니폼을 반대로 입기도 한다.

▲ 지난 5월 한국실업배구연맹전에 참가한 대구스포츠단 여자배구팀 김현지 선수가 스파이크를 하고 있다.
▲ 지난 5월 한국실업배구연맹전에 참가한 대구스포츠단 여자배구팀 김현지 선수가 스파이크를 하고 있다.


▲ 대구 소속 최지연이 훈련 과정에서 공을 받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모습.
▲ 대구 소속 최지연이 훈련 과정에서 공을 받기 위해 준비하고 있는 모습.


◆선수 소개

대구팀은 고부건 감독과 이재원 코치가 이끌고 있다.

선수 구성원은 장영은, 박경현, 최주희, 김혜원, 이미애 등 모두 11명이다.

포지션별로는 센터 4명, 레프트 3명, 라이트 2명, 세터 1명, 리베로 1명이다.

▲ 장영은
▲ 장영은
먼저 주장 장영은은 센터로 활동하고 있다.

고교 시절부터 유망주로 이름을 알렸다.

182㎝의 장신을 활용한 블로킹과 공격 능력이 뛰어나다.

경기에서 중요한 시점에 블로킹 한 번으로 분위기를 전환할 만큼 팀 중심 역할을 하고 있다.

장영은이 팀에서 맡은 역할은 다양하다.

팀의 기둥 역할뿐만 아니라 악역도 자처한다.

리더로서 팀 구성원들을 챙기고 이끌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늘 따라다니는 무릎 수술이 발목을 잡지만 지난해와 올해 재활에 전념했고 오는 10월 전국체전에서 활약을 기대하고 있다.

▲ 박경현
▲ 박경현
팀 에이스 박경현은 팀의 주포로서 레프트 선수다.

포항 출신으로 2019년 영입됐는데 초등학생 시절부터 배구를 배워왔다.

어릴 때부터 주 공격수로 뛰었고 해결사 역할을 도맡아왔다.

이러한 성장 배경은 배구를 사랑하는 부모의 영향이 컸다.

박경현의 장점은 경기력의 기복이 크지 않아 본인의 몫을 꾸준히 해준다는 점이다.

공격 시 높은 타점과 파워로 강한 공격력을 지니고 있다.

블로킹 능력까지 좋아 공격수로서 가지고 있어야 할 요소들을 두루 갖추고 있다.

뛰어난 능력으로 영입 제안을 많이 받아왔던 박경현은 대구팀에서 올해를 마지막으로 프로구단에 입단한다.

▲ 최주희
▲ 최주희
‘쌍둥이 엄마’ 최주희는 결혼 전 대구팀의 최고 선수로 활약했었다.

올해 팀에 복귀한 최주희의 포지션은 레프트다.

점프력이 좋고 빠른 발이 최주희의 장점이다.

레프트 위치에서 박경현과 함께 올해 팀의 주 공격수로 뛸 전망이다.

최주희는 엄마와 선수를 병행하는 바쁜 생활을 하고 있지만 경기장에서의 승부욕은 그 누구보다 강하다.

지도진은 현재 최주희의 몸 상태가 전성기와 비교했을 때 약 70% 수준인 것으로 보고 있으며 곧 90%까지 끌어올려 전국체전에 대비하겠다는 계획이다.

▲ 김혜원
▲ 김혜원
김혜원은 팀의 유일한 세터다.

광주 출신이지만 대구여자고등학교에 입학해 여자배구부에서 뛰었고 프로선수 생활도 경험했다.

지치지 않는 체력을 바탕으로 개인 몸 관리가 철저한 선수다.

팀 내 자체 체력 테스트에서 다른 선수들과 현저한 차이를 보일 정도로 체력적인 면에서는 앞선다.

원래는 공격수 위치에서 뛰었지만 현재 세터로 전향했고 두각을 보이고 있다.

▲ 이미애
▲ 이미애
레프트 이미애는 팀 분위기메이커다.

늘 밝은 모습으로 팀 선수들에게 웃음을 안긴다.

점프력과 파워가 좋아 강력한 스파이크 서브를 넣을 수 있는 선수다.

스파이크 서브는 서비스에어리어 뒤쪽에서부터 달려오며 점프하면서 서브하는 동작을 의미하는데 대구팀에는 이미애와 박경현만 구사할 수 있다.

이미애는 뛰어난 공격력에 수비력도 갖추고 있다.

수비에 대한 전반적인 센스가 좋고 특히 반응속도가 빨라 리베로 역할도 충분히 소화할 수 있는 자원이다.

게다가 몸을 아끼지 않는 헌신적인 수비력으로 지도진의 기대가 높은 선수다.





◆감독 인터뷰

▲ 고부건 감독
▲ 고부건 감독
“선수로서 타고나는 부분이 크지만 대부분 스스로의 노력으로 그 차이를 메울 수 있다는 생각으로 지도하고 있습니다.”

대구스포츠단 여자배구팀 고부건 감독의 배구 철학은 ‘행복 배구’를 기본으로 한다.

대다수 선수가 일찍부터 배구를 하지 않아 본인만의 배구를 정립하지 못했기 때문에 실업팀에서 스스로가 다양한 경험으로 성장하고 이를 실전에서 보여줘야 한다는 지론을 가지고 있다.

고 감독은 “항상 선수의 육체적 성장과 정신적 발전에 중점을 둔다는 생각으로 감독직에 임해왔다”며 “선수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최적의 패턴을 만들어내고 배구를 즐길 수 있어야 성장도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대구팀을 창단한 고 감독은 대구시 체육 정책 자문위원과 한국도핑방지위원회 도핑 검사관을 역임했고 현재는 한국실업배구연맹 이사직을 맡고 있다.

올해 고 감독의 목표는 전국체전 금메달이다.

대구팀은 그동안 전국체전 결승에 3번이나 진출했지만 마지막 산을 넘지 못하고 아쉽게 은메달에 그쳤다.

다음달부터 타 지역 프로배구팀과 연습경기 일정을 잡아 팀의 보완점을 찾아 준비해나갈 계획이다.

고 감독은 “2016년 한국실업연맹회장배대회에서 우승을 한번 해봤고 이번 전국체전에서 1위를 차지하는 게 목표”라며 “창단 당시부터 현재까지 대구 배구팀을 애정으로 이끌어왔고 앞으로 변함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김종윤 기자 kj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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