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대구 택시 217대 줄인다…개인택시 첫 동참

발행일 2021-09-05 20: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감차위원회 열고 택시 217대 감차 확정

2016년 감차 정책 이후 개인택시 첫 동참

경영난 해소 노력 없는 업체에 페널티 적용

대구 동대구역 택시승강장에 고객을 태우기 위해 택시들이 길게 늘어서 있는 모습.
대구시가 코로나19 장기화로 극심한 경영난을 겪는 택시업계를 위해 217대의 택시를 감차한다.

개인택시도 2016년 택시 감차 사업이 추진된 이후 처음으로 동참했다.

대구시는 지난 3일 택시감차위원회를 열고 올해 법인택시 199대, 개인택시 18대 등 총 217대를 줄이기로 결정했다.

그동안 개인택시가 감차에 포함되지 않은 건 감차 보상금과 시중 면허 가격의 괴리가 심했기 때문이다. 시중에서 거래되는 개인택시 면허의 가격은 6천만 원대에 이르는 반면 지난해 대구시가 책정한 감차 보상금은 2천800만 원에 그쳤다.

대구 전체 택시(9월 현재 1만5천895대)의 3분의 2에 달하는 개인택시가 감차에 참여하지 않으면서 과잉공급 해소라는 감차 정책의 의미 역시 퇴색됐다.

시는 올해 개인택시 감차 보상가격을 시중 거래 가격과 차이 없는 6천만 원으로 책정했다.

국·시비 1천300만 원, 부가세 경감분 인센티브 1천500만 원에 나머지 액수(4천만 원)는 자체 추징금으로 부담하기로 했다. 법인택시 보상가격은 지난해와 동일한 2천650만 원이다.

특이점은 업계의 경영난 타파 노력 여부를 감차에 적용하기로 한 것이다.

대구시는 법인택시업체의 경우 지역 평균 보유 차량 대수(68대)보다 많은 업체는 3대, 적은 업체는 2대를 감차하도록 했다. 다 같이 경영난을 겪고 있는 상황에서 대부분 차량을 휴지 처리하거나 운영을 중단한 업체에 사실상의 페널티를 적용한 것이다.

경영난 해소 노력 없이 감차만 노리며 방만한 경영을 일삼은 일부 부실 업체들을 정조준한 것으로 보인다.

개인택시의 경우 고령자, 질환자 등을 우선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전국택시산업노동조합 김기웅 조직정책국장은 “대구시에서 택시업계의 고충 해소를 위해 다방면으로 신경을 써줘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며 “다만 감차는 업계를 연명하게 할 뿐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 업체 대형화 등 근본적인 택시 정책의 판을 새로 짤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대구시 김진호 택시물류과장은 “인구 감소, 다른 대중교통의 발달 및 코로나19 등으로 영업환경이 갈수록 나빠지고 있는 택시업계가 이번 감차로 조금이나마 숨통을 트일 수 있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면서 “업계의 근본적인 경영난 해소를 위한 다양한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저작권자ⓒ 대구·경북 대표지역언론 대구일보 .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