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수적자 자리놓고 경쟁, 13일에도 TK 일정 소화

국민의힘 대선 경선에서 ‘양강 구도’를 형성한 홍준표 의원(대구 수성을)과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지난 주말 ‘보수 텃밭’인 대구·경북(TK)에 머물며 지지를 호소했다.

이들은 ’TK 지역' 발전을 위한 청사진을 제시한 것은 물론 서로 견제구를 날리며 기싸움도 벌이는 등 ‘보수 적자’ 자리를 놓고 경쟁했다.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12일 구미시 상모동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아 박 전 대통령이 사용하던 펌프에 마중물을 붓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홍준표 의원이 12일 구미시 상모동에 있는 박정희 전 대통령의 생가를 찾아 박 전 대통령이 사용하던 펌프에 마중물을 붓고 있다. 연합뉴스
홍 의원은 12일 구미 박정희 대통령 생가를 찾았다.

이 자리에서 윤 전 총장을 둘러싼 ‘고발 사주 의혹’과 관련 “후보 개인의 문제다. 경선 중에 왜 당이 나서서 후보 개인의 문제를 당의 문제로 떠안느냐”며 “개인이 헤쳐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윤 전 총장을 두고는 "박근혜 전 대통령을 구속한 공으로 벼락출세했다”며 “문재인 대통령이 적폐수사를 지시하자마자 총괄 선봉장이 돼 보수 진영 사람들 1천여 명 이상을 조사하고 200여 명을 구속시켰다”고 비판했다.

앞서 지난 11일에는 포항(수소에너지 메카)과 경주(세계적인 관광 도시 구축)를 방문, 경북 동해안 발전 방안을 제시했다.

홍 의원은 이날 포항 죽도시장에서 상인 간담회를 갖고 “포항은 경북에서 가장 큰 도시”라며 “박정희 대통령께서 구미 공단과 포스코를 통해 TK 지역의 50년 먹고 살 길을 마련해주셨다”고 보수 민심을 자극했다.

그러면서 “탄소 중립 시대가 도래하며 철강 ‘TK 5대 비전’을 발표할 예정인데 그 중 한 가지가 포항을 수소에너지 메카로 만드는 것”이라며 “포항이 100만 도시로 재도약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약속했다.

홍 의원은 이어 경주 중앙시장을 둘러본 뒤 상인 간담회에서 “경주는 무공해 도시이자 천년 수도가 있던 역사 도시로 참 살기 좋은 도시”라며 “경주에 있는 모든 분이 하나가 돼 경주를 다시 한 번 세계적인 관광 도시로 만들어야 한다. 세계적인 관광 도시로 재도약 시키겠다”고 했다.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주자가 11일 대구 중구 희움 일본군 ‘위안부’ 기념관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이자 인권 활동가인 이용수 할머니를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 국민의힘 윤석열 대선 주자가 11일 대구 중구 희움 일본군 ‘위안부’ 기념관에서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이자 인권 활동가인 이용수 할머니를 만나고 있다. 연합뉴스
윤 전 총장은 지난 11일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역 맞춤 공약으로 TK통합신공항의 신속한 추진과 국책연구소인 ‘대구·경북(대경) 경제과학 연구소’ 설립 등을 제시했다.

이번 TK 방문은 홍 의원의 가파른 지지율 상승세를 차단하기 위해 당초보다 일정을 앞당긴 것으로 알려졌다.

윤 전 총장은 이날 고발 사주 의혹으로 같은 당 주자들로부터 집중 포화를 맞은 것과 관련 “아무리 경선으로 경쟁한다지만 여당 주장에 벌떼처럼 올라탄 게 기가 찬다”며 “정권교체를 하려는 건지, 야당 기득권 정치인으로 남아서 그걸 누리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일갈했다.

전날 홍 의원이 ‘윤 전 총장은 의혹이 사실로 드러나도 사퇴하지 않을 것’이라고 언급한 데 대해선 “검찰총장 시절 추미애 장관의 발언에 답도 안 하고, 논평도 안 했다. 그 정도로 답변을 대신하겠다”고 했다.

이들은 13일에도 TK 일정을 이어간다.

홍 의원은 이날 오후 동성로에서 TK 비전발표회를 진행한다.

윤 전 총장은 안동을 방문한다. 안동 당협과 경북유교문화회관, 안동 신시장을 찾은 후 안동대를 방문해 잔디밭에서 대학생들과 간담회를 가진다. 이철우 경북도지사도 예방한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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