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웅 악재 유탄 맞은 유승민
반면 홍준표 의원(대구 수성을)은 ‘무야홍(무조건 야당 후보는 홍준표) 바람’까지 등에 업고 무서운 속도로 치고 나가고 있다.
특히 핵심 당사자인 김웅 의원이 캠프에 속해 있던 유승민 전 의원은 본의 아니게 유탄을 맞은 상황이다.
여야 공방이 이어지고 있는 고발 사주 의혹의 본질은 결국 검찰이 야당에 고발을 사주했는지 여부다. 더욱이 고발 사주 의혹이 겨냥하는 정점에는 당시 검찰의 총수였던 윤 전 총장이 있다.
이에 검찰에서 나온 자료가 아니라면 윤 전 총장은 의혹에서 벗어날 수 있다. 하지만 수사를 통해서도 실체가 밝혀지지 않거나, 검찰에서 나온 자료로 드러난다면 어떤 형태로든 타격이 불가피한 상황이다.
윤 전 총장 대선 캠프의 장제원 종합상황실 총괄실장은 12일 국회 소통관에서 “박지원 현직 국정원장이 야당의 유력주자를 제거하기 위해 대선에 개입한 의혹이 불거졌다”며 “13일 박 원장을 고발 조치한다”고 밝혔다.
이 틈을 타 같은 당 경쟁 주자인 홍 의원은 추격을 넘어 야권 1위 자리를 넘나들고 있다. 그만큼 윤 전 총장을 향한 공세의 고삐를 바짝 죄는 모습이다.
실제 지난 6∼7일 오마이뉴스가 리얼미터에 의뢰해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2천19명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보수 야권 대선후보로 누가 가장 적합하다고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홍 의원이 32.6%로 윤 전 총장(25.8%)을 6.8%포인트 차로 앞섰다. 이는 홍 의원이 오차범위(95% 신뢰수준에 ±2.2%포인트) 밖으로 윤 전 총장을 앞지른 첫 번째 여론조사다.
반면 뒤를 쫓고 있는 유 전 의원은 본의 아니게 곤혹스러운 처지에 몰리는 형국이다.
사주 의혹의 전달자로 지목된 김웅 의원이 캠프 대변인을 그만두긴 했지만 배후가 아니냐는 의심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유 전 의원이 “김 의원은 제가 보기엔 단순한 전달자였고, 어떻게 보면 깃털에 불과하다”며 “몸통은 윤석열 후보나 손준성 검사 등 그쪽이 핵심이다”고 항변하고 있지만 역부족이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