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년 세월의 대구 유일 예술극장 ‘동성아트홀’,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지나

발행일 2021-09-15 15:44:17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올 연말까지 운영, 대안공간 마련에 어려움 호소

관계자 “도움 절실, 성명 발표해서라도 공간 마련에 힘쓸 것”

동성아트홀 입구.
대구 유일 예술영화 전용극장 동성아트홀이 30년 역사를 뒤로하고 사라질 위기에 처해있다. 동성아트홀 내부.
30년 가까운 역사를 지닌 대구 유일 예술극장 ‘동성아트홀(대구 중구 동성로69 3층)’이 사라질 위기에 놓였다.

예술영화 전용 보금자리로 기반을 다져왔던 건물이 매각을 앞둬 내쫓길 위기인데다 경제적 형편이 넉넉지 못해 오갈 곳 없는 처지가 됐기 때문이다.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다양한 예술 영화들이 설 자리를 잃게 돼 대구 영화의 미래와 발전에도 빨간불이 켜진 상황이다.

동성아트홀은 대구 유일의 예술영화 전용관으로, 도심 한 곳에서만 29년 역사를 자랑하고 있다. 이곳에서는 한 해 동안 전세계에서 제작된 500편 가량의 예술영화가 상영된다.

동성아트홀과 같은 예술영화 전용 극장은 전국에 22개가 있다. 그 가운데 동성아트홀은 긴 역사와 충성도 높은 관람객을 보유해 상위권에 속하는 극장이다.

하지만 건물이 지은 지 65년이나 돼 올해 매각이 결정됐다.

그동안 이 건물은 노후 문제로 누수, 정전 사고가 자주 발생해 여러 차례 보수공사를 해오다 현재 ‘건물안전진단’이 맡겨진 상태다.

상권이 활성화 되지 못해 건물 1, 2층은 모두 비어있으며, 동성아트홀만 3층에서 오랜 세월 자리를 지키고 있다.

지난 6월에도 천장 누수 등으로 휴관 한 뒤 현재는 급하게 간단한 보수만 진행한 채 지난달 12일부터 재개관해 운영하고 있다.

동성아트홀은 올 연말 계약기간이 만료되면서 건물주가 퇴거를 요청한 상태라 연말이면 운영을 종료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당장 오갈 곳 없는 처지에 놓였지만 대체공간 확보 노력에도 뾰족한 수가 없다는 것.

대구시와 영화진흥위원회의 지원을 받는 동성아트홀은 지원비로는 운영비의 절반 가량만 감당할 수 있고, 나머지 절반은 극장 수익으로 채워야 한다.

하지만 상업 극장과 비교해 극장 운영이 활성화되지 않아 수익이 미미한 터라 운영도 매년 적자를 이어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여기에다 영화 상영관에 적합한 영사기 등을 설치할 공간과 천정 높이 등을 고려해야 해 마땅한 대체 공간을 찾기가 쉽지 않다.

동성아트홀 측은 적절한 상영공간으로 백화점 문화센터 등을 눈여겨보고 있지만, 현재까지는 경제적 여건때문에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동성아트홀 관계자는 “이곳은 구미, 거창, 창녕 등의 관람객을 흡수하고 지역 유명 인사들도 자주 찾는 곳”이라며 “다른 곳은 관람객이 한 해 1만 명도 채 되지 않지만 대구의 경우 올해만 1만2천 명이 방문해 운영이 잘되고 있던 상황이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무엇보다 다양한 영화를 관람할 권리가 사라지게 된 점이 아쉽다”라며 “상징성이 큰 대구 유일 예술극장을 어떻게 해서라도 유지해야 하는데, 대구시와 시민들의 도움이 절실하다”고 했다.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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