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불똥 구미 전국체전…무관중, 규모 축소

발행일 2021-09-14 16:13:03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제102회 전국체육대회가 다음 달 8일부터 1주일간 구미를 중심으로 경북 12개 시군 71개 경기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개최종목은 47개다. 이어서 제41회 전국장애인체육대회가 다음 달 20일부터 6일간 개최된다. 두 대회 모두 지난해 개최 예정이었지만 국내 코로나19 사태로 1년 순연됐다.

그러나 순연에도 불구하고 개최 여건은 녹록지 않다. 전 경기를 무관중으로 치르기로 한 데 이어 이번에는 고등부 경기만 개최하는 방안이 검토된다고 한다. 전국체전 개막을 불과 20여 일 앞둔 시점이다. 무관중에다 경기 방식을 변경해 규모를 줄이면 굳이 대회를 개최할 이유가 없지 않느냐는 논란이 일 수 있다. 개최에 임박해 규모를 축소하려는 데 대한 당연한 반발이다. 혼선을 최소화할 수 있는 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

현재 전국의 하루 코로나 확진자는 70일째 네 자릿수를 기록하고 있다. 조마조마한 날의 연속이다. 구미 전국체전과 장애인체전 개최 자체에는 시도민들의 이견이 없다. 다만 어떤 일이 있더라도 이들 체전이 코로나가 지역에서 재확산하는 계기가 돼서는 안된다는 것이 대전제다. 일본에서는 도쿄 올림픽 개최 후 경각심이 해이해져 확진자가 급증하기도 했다.

전국체전은 국내 최대 스포츠 행사다. 통상 선수 2만 명, 임원 1만 명과 함께 선수 가족, 관람객들이 대거 개최지를 방문한다. 지역경제 활성화 효과가 크다. 규모가 축소되면 총 7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체전 준비를 해온 경북도와 구미시는 떡심이 풀릴 수밖에 없다.

이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구자근 국민의힘 국회의원이 지난 10일 ‘국민체육진흥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국가 방역정책으로 전국체전이나 국제교류 행사에서 피해가 발생하면 중앙정부가 보상토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올해 전국체전은 개최까지 시간이 많지 않기 때문에 소급적용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대회 규모 축소는 대학부와 일반부를 없애고 고등부 경기만 진행하자는 것이다. 전국체전은 고교 체육 특기생들의 대입 평가와 직결된다. 고등부의 비중은 50% 정도다. 만약 축소해서 개최할 경우 대회 규모는 예년의 절반 수준이 될 전망이다.

구미 전국체전은 더 이상 개최를 미룰 수 없는 입장이다. 내년 대회와 내후년 대회 개최지에서 개최준비를 하며 기다리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개최를 하지 못하면 대회는 취소하는 수밖에 없다. 가능하다면 규모를 축소해서라도 개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안타깝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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