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의원 사직서 국회 본회의에서 처리

더불어민주당 호남지역 경선에서 내년 대통령선거에 출마할 여권의 대선 후보 윤곽이 사실상 결정될 것으로 예상되면서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신경전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왼쪽)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본인의 사직안이 통과된 뒤 박병석 의장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왼쪽)가 15일 국회에서 열린 본회의에서 본인의 사직안이 통과된 뒤 박병석 의장과 인사하고 있다. 연합뉴스
추석 연휴 직후인 오는 25~26일 이틀간 치러지는 이른바 ‘호남대전’에서 누가 승기를 잡느냐에 따라 여당과 야당 사이에 있는 중도층의 움직임도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15일 국회 본회의에서 국회의원 사직서가 처리된 이 전 대표는 말 그대로 호남지역 경선을 앞두고 배수의 진을 쳤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이 전 대표 사직 안을 투표에 부친 결과 총 투표수 209표 중 찬성 151표, 반대 42표, 기권 16표로 통과시켰다.

이 경기지사가 충청권에 이어 대구·경북, 강원, 1차 선거인단 투표까지 과반을 넘는 득표에 이어 호남까지 선점한다면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은 조기에 마무리될 가능성이 커졌다.

이 전 대표의 고향이자 정치적 텃밭이지만 호남 경선 역시 압승은 미지수인 상황에서 의원직 사퇴라는 정치적 결단을 내리고 반전을 노린다.

특히 이 전 대표와 함께 호남 출신인 정세균 전 국무총리의 후보 사퇴로 오히려 호남 민심이 상당히 움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 전 대표는 본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정 전 총리와 지난 14일 통화한 사실을 공개하면서 “사적인 통화를 다 공개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다”라며 “뵙겠다고 하니 ‘언론에 노출될 테니 전화로 말씀드리겠노라’고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정 전 총리가) ‘서로 마음을 잘 알지 않느냐’는 말씀을 주셨다”고 했다.

반면 이 경기지사는 호남 순회 경선을 앞두고 대세론 굳히기에 총력을 쏟아 붓겠다는 각오다.

이 경기지사 측은 “될 사람을 찍어 달라. 조기 후보 확정은 경선 후유증을 최소화하고 본선 경쟁력을 최대치로 끌어 올릴 핵심 전략이다”고 호소하고 있다.

이재명 캠프는 광주·전남(25일), 전북 경선(26일)을 앞두고 현직 국회의원 50여 명으로 구성된 의원단이 17일 광주에서 총집결을 시작으로 호남 민심 잡기 총력전에 돌입한다.

한편 민주당은 정 전 총리의 중도사퇴로 발생한 표를 전부 무효처리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따라 이 경기지사는 기존 51.41%에서 53.70%로 상향되는 등 남은 대선주자 5명의 득표율이 모두 조정된다.

이상민 중앙당 선거관리위원장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선관위 전체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선관위원 전원 일치 의견으로 특별당규 제20대 대통령 선거 후보자 선출 규정 제59조 1항에 따라 정 전 총리가 얻은 표는 무효 처리한다”고 발표했다.

특별당규 59조에 따르면 사퇴한 후보자의 득표는 ‘무효표’로 처리한다.

이 때문에 60조에서 규정한 ‘유효 투표수’ 계산에 포함시키지 않는다.



이상훈 기자 hksa707@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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