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현대미술 혁신적 모색 시기, 1970년대 창립된 전개 그룹||신·구 작품 30여 점,

▲ 김정태, ‘time’
▲ 김정태, ‘time’
‘전개(展開) 그룹을 아시나요?’

현대미술의 새로운 바람이 불며 획기적인 선을 그었다고 평가받는 ‘현대미술제(현 달성 대구현대미술제)’는 1974년 전국 최초로 대구에서 열린 뒤 현재까지 맥을 이어오고 있다.

같은 시대 혁신적인 미술을 모색하기 시작한 또다른 그룹, 대구에서 활동한 미술 단체 ‘전개 그룹’도 있다.

‘우리 한번 열어서 펼쳐보자’라는 의미를 지닌 전개 그룹은 당시 홍익대 복학생 김영세 작가가 창립하게 된다.

계명대, 효성여대(현 대구가톨릭대), 영남대 졸업생이 주축으로 결정된 이 그룹은 미술을 좋아하는 용기있는 20대 젊은 작가들이 모여 활발한 미술 작업을 이어간다.

1976년부터 1983년까지 6회의 전시전을 개최했지만, 유학 등을 이유로 참여 작가 수가 절반으로 줄어드는 등 6회를 마지막으로 자연스레 뿔뿔이 흩어지며 아쉽게도 맥을 잇지 못했다.

▲ 김영진, ‘Symmetry_09003’
▲ 김영진, ‘Symmetry_09003’
▲ 노중기, 무제
▲ 노중기, 무제
대구 수성아트피아는 1970년대의 기억을 소환해 전개 그룹을 조명하는 ‘백 투 더 전개(back to the 展開)’ 전을 펼친다.

대구 미술의 1.5~2세대 작가들의 증언과 당시의 흔적들을 토대로 대구 미술의 역사를 점검하고 참여 작가들의 꾸준한 예술 창작활동을 재조명하기 위해서다.

호반갤러리에서 신·구 작품 30여 점을 전시하며, 멀티아트홀에서 이들을 추억하기 위한 아카이브 영상과 자료를 선보인다.

참여 작가는 김정태, 김영세, 김영진, 김진혁, 권영식, 노중기, 도지호, 백미혜, 이교준, 한용채 모두 10명이다.

눈여겨볼 만 한 것은 당시 20~30대였던 작가들은 어느새 60~70대의 중진·원로로 의연히 미술계에 자리를 잡고 있다는 것이다.

여러 가지 이유로 전 멤버가 예술 활동을 지속하지는 못할 법도 하지만, 당시 20대였던 작가들은 원로가 돼서도 대부분 창작활동을 하며 문화예술계에 자리해 묵묵히 미술계의 앞날에 힘을 보태고 있었다.

개인전 경력이 30여 회 이상인 이교준 작가는 현재 대구미술관 초대전을 앞두고 있으며, 대구가톨릭대에서 후진을 양성한 백미혜 작가는 개인전 경력이 30여 회에 달한다.

수성아트피아 서영옥 전시기획팀장은 “당시 작품으로 인정받지 못하던 작품들은 지금에 와서는 아주 혁신적이라는 호평을 받고 있다”며 “당시 갈급했던 청년들의 미술혁신운동이 대구미술사에 끼친 영향은 클 것이다. 잊혀서는 안 될 대구 미술 역사를 기억하고, 자랑스럽게 추억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의: 053-668-1566.

▲ 김영세, ‘무용지용(無用之用)’
▲ 김영세, ‘무용지용(無用之用)’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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