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확천금을 쫓는 연장선상에 부동산개발사업이 있다. 성남 대장동에 대박이 묻혀있다는 건 누가 봐도 감이 온다. 오래 전부터 탐내는 사람이 많았지만 쉽게 먹을 수 없는 뜨거운 감자다. 대박이 날 건 불을 보듯 뻔한데 다들 군침만 흘리고 있다. 이런 경우 힘 있는 자가 먹는 것이 정글의 자연법칙이다. 개발사업에서 힘 있는 자는 허가권자이고 성남시장이 이니셔티브를 쥐고 있다. 선출직의 입장은 난감하다. 직접 대박을 캐낼 수도 없고 그렇다고 남을 주긴 아깝다. 대박이 묻힌 땅을 보고만 있는 일은 괴롭다.
고민하다가 보면 묘책이 나온다. 남을 주는 것처럼 꾸며서 우회적으로 먹는 방법을 생각할 수 있다, 민관합작이 한 방법이다. 명분은 관이 갖고 실리는 민간이 갖는 구조다. 관은 판을 깔고 최대한 편의를 봐주면서 명분을 세울 정도의 수익을 취한다. 민간은 수익을 최대로 낼 수 있는 사업을 기획해서 신속히 실행하는 역할을 맡는다. 용적률과 시간은 곧 돈이다. 용적률을 늘리고 시간을 줄이는 게 관건이다. 용적률을 최대로 조정하고 사업기간을 최단기간으로 단축하는 일이 요체다. 수요는 충분하다.
뒤탈이 없게 하려면 과실을 독식하지 않고 함께 나누는 게 기본이다. 파이는 최대한 키우고 분배는 시원하게 하는 게 누이 좋고 매부 좋은 안전한 길이다. 일차적으로 관에 최소한도로 배분해 기본적인 명분을 세워주고 나머지는 우선주와 보통주를 활용해 민간에 몰아준다. 진입도로나 공원 같은 걸 만들어 기부체납하면 일거양득이다. 그런 공공인프라는 집값을 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까닭에 설사 관이 지분 참여하지 않더라도 자발적으로 조성해야 할 판이다. 관이 눈감고 있어도 민간이 알아서 챙겨주는 게 신뢰다.
사업구역에 속하는 지방도로를 파는 재미도 쏠쏠하다. 쓸모없던 길이 개발사업 덕분에 금싸라기로 둔갑해 관은 그냥 돈을 쓸어 담는다. 이런 수입을 기부체납분과 함께 개발이익환수로 분류·합산해 시민들에게 나발 불고 다니면 다음 선거 땐 표를 쓸어 담는다. 이를 발판으로 광역단체장을 점령하고 청와대로 진격하는 거다. 대통령 자리라고 별 거 있나, 먼저 앉으면 주인이지. 요령껏 머리만 잘 돌리면 권력이 의외로 쉽게 손아귀에 들어온다. 도덕 책 읽으며 머리 싸맬 필요 없다. 법전의 틈새를 공략하면 돈과 권력의 패키지가 쏟아질 터다.
마무리가 핵심이다. 무책이 상책이다. 자발적으로 유도하는 것이 최선이다. 양심상 은공을 되갚을 방법을 찾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합법적 후원과 그림자 스폰을 통해 목적을 달성할 수 있다는 믿음이 있다. 공헌에 못 미칠 수 있고 누수가 클 수 있다. 허나 작은 데 매여선 큰일을 도모할 수 없다. 통 크게 놀아야 한다. 누수는 위험 프레미엄 정도다. 질투가 나고 얄밉다면 재주껏 한번 잡아보라지. ‘Catch Me If You Can’. 디카프리오를 초빙해 자문을 받아 봐도 좋다.
오철환 객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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