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추적/ ‘위드 코로나’ 언제쯤 가능할까

발행일 2021-09-29 13:31:23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코로나19 사태가 2년 가까이 계속되면서 등락을 거듭하는 확진자 수와 그로 인한 방역 조치의 잇따른 연장으로 국민들의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방역 조치를 두고서도 여론이 엇갈리고 있다. 한 편에서는 코로나19를 이젠 독감처럼 보고 함께 사는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을 주장하고 있지만, 다른 한편에서는 3천 명을 넘어선 확진자 수를 볼 때 아직은 시기상조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9월 초만 해도 정은경 질병관리청장이 국회에서 위드 코로나 전환 시기를 ‘10월 말까지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밝힐 정도로 국내에서도 위드 코로나 시행 가능성이 힘을 얻는 것 같았지만, 추석 연휴 이후 확진자가 급증하며 대규모 재확산 조짐이 나타나자 정부의 10월 말 목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모습이다.

김부겸 국무총리는 지난 16일 언론 인터뷰에서 “10월 말이 되면 전 국민 70%가 접종을 완료할 것이다. 그러면 다음 단계로 방역뿐 아니라 일상이 회복되는 단계적 일상 회복으로 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밝혔다. 예정대로 10월 말 위드 코로나 전환 계획에 변함이 없을 거란 얘기다. 코로나19 예방접종추진단이 발표한 지난 25일 기준 국내 백신 접종률은 1차 접종이 74.1%, 2차 접종이 45.2%를 기록 중이다.

그러나 의료인 등 많은 방역 전문가들은 지금의 백신 접종 속도를 볼 때 접종 완료자가 70% 이상이 되려면 11월께는 돼야 하고 그때쯤이나 위드 코로나 전환 논의가 가능할 거란 예상을 하고 있다. 이들은 위드 코로나 전환을 위해서는 백신 접종률 높이기와 함께, 효과적인 치료제 개발과 보급, 병상 및 의료인력 확충 등도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 같은 위드 코로나 신중론에도 식당, 술집 등을 운영하는 자영업자들이나 소상공인들은 계속되는 거리두기로 사실상 많은 가게가 폐업 위기에 처한 상황이라며 하루라도 빨리 방역 조치 완화가 이뤄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특히 이들은 거리두기가 시행 초기와 달리 이미 그 효과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고, 또 업종 특성을 고려하지 않는 일괄적 영업시간 제한 조치 때문에 피해가 일부 업종에만 집중되는 문제점도 나타나고 있다고 지적한다.

여론조사에 따르면 위드 코로나를 많은 국민이 대체로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리얼미터가 9월 초 실시한 ‘위드 코로나 조기 전환’에 대한 찬·반 설문조사에 따르면 찬성이 58.5%, 반대가 34.3%, 잘 모르겠다가 7.2%로 나타났다. 조사는 9월3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여 500명을 대상으로 진행됐으며,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포인트이다.

국립중앙의료원과 한국갤럽의 ‘포스트 코로나 국민 인식조사’에서도 현재의 코로나19 대응 전략을 재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보는 국민이 많았다. ‘코로나19 종식은 불가능하고 독감처럼 계속 백신을 맞으며 관리해야 한다’는 질문에 응답자의 89.6%가 ‘동의한다’, 5.9%가 ‘동의하지 않는다’, 4.6%가 ‘잘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또 ‘코로나19 같은 신종 감염병은 앞으로도 계속 등장할 것이다’란 물음에는 91.5%가 ‘그렇다’, 4.1%가 ‘그렇지 않다’, 4.4%가 ‘잘 모르겠다’고 했다. 이는 지난 8월18~23일 만 15~69세 남·여 1천550명을 대상으로 진행된 온라인 조사로, 신뢰수준 95%에 표본오차 ±2.5%포인트다.

◆ 전환 기준은 접종 완료자 70%

방역 당국은 그동안 위드 코로나 시기와 관련, 1차 접종률 80% 이상과 접종 완료자 70% 이상이 전제 조건임을 밝힌 바 있다. 이를 위해 정부는 지난 27일 예방접종 4분기 시행 계획을 발표했다.

코로나19 예방접종대응추진단에 따르면 2차 접종 간격을 기존 6주에서 4~5주로 줄여 10월 말까지 국민 70%에 2차 접종을 끝내기로 했다. 12~17세 소아·청소년 277만 명의 접종이 10월부터 시작되고, 12~15세 접종은 11월1일부터 27일까지 진행된다. 또 60세 이상 고령층, 의료기관 종사자 등 고위험군부터 추가접종 곧 ‘부스터샷’을 10월부터 시작한다.

앞서 코로나19 중앙사고수습본부는 “예방접종 인센티브 확대 등을 함께 진행하면서 접종률이 80%까지 도달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다. 예방 접종이 확대됨에 따라 현재 중환자 발생이나 치명률 등이 함께 떨어지고 있으며 주간 사망자 수나 위중증 환자 수, 중환자실 병상 가동률 등이 점차 감소하는 현상도 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정부는 그동안 기회가 있었음에도 접종하지 않은 500만 명에게는 재접종 기회를 제공한다. 10월1일부터 16일까지 18세 이상이면 누구나 전국 위탁의료기관 어디서나 화이자나 모더나 등 메신저 리보핵산(mRNA) 계열 백신을 접종할 수 있게 했다.

◆ “시기상조다” vs “더는 못 버틴다”

위드 코로나 전환을 바라는 자영업자들의 목소리는 다급하다. 소상공인연합회와 전국자영업자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14일 기자회견을 열고 “1년6개월이 넘는 코로나 영업 제한으로 이제는 버티다 못한 소상공인들이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리고 있다”며, 인원 제한 등 과도한 영업 제한의 철회와 온전한 손실 보상을 요구했다. 소상공인연합회에 따르면 지난 1년6개월 동안 자영업자들의 부채가 66조 원을 넘어섰고 하루 평균 1천 개꼴로 그동안 45만3천 개의 매장이 폐업했다.

금융연구원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자영업자 부채 리스크 평가와 관리방안’ 자료를 보면 자영업자의 부채(2021년 3월 말 기준)가 1년 전보다 18.8% 증가했으며, 새로 빚을 얻은 자영업자 비중(29.2%, 2021년 3월 말 기준)도 1년 전(19.4%)보다 크게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자영업자들의 소득 대비 부채 비율은 2020년 말 기준 238.7%로, 코로나19 충격이 시작된 2020년 3월보다 42.8%포인트 늘었다.

그러나 방역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여전히 위드 코로나 신중론이 우세하다. 이들은 “코로나 사태 초기만 해도 접종 완료율이 70% 정도 되면 집단면역이 형성될 것으로 예상했는데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다. 변이 바이러스 출현과 돌파감염으로 재확산이 나타나고 있는 점을 볼 때 위드 코로나까지 나아가려면 접종 완료율을 최소 85% 수준까지 더 끌어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더불어 의료계의 중증환자 관리 역량 강화와 3차 접종(부스터샷)을 위한 충분한 백신 물량 확보 등도 이뤄져야 위드 코로나 전환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지적한다. 지역의 한 의료인은 “현재 코로나 상황을 보면 위드 코로나는 내년 3월께나 돼야 가능해 보인다. 이 또한 단번에 방역을 완화할 게 아니라 세부적으로 단계를 구분해 하나씩 해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준우 논설위원 겸 특집부장

사진설명=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등락을 거듭하는 가운데, 위드 코로나 시기를 두고 여론이 나뉘고 있다. 코로나19 종식이 어렵다는 현실을 인정하고 하루라도 빨리 위드 코로나로의 전환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이 있는 반면, 다른 한편에선 충분한 준비가 된 이후에 논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신중론을 펴고 있다. 한편 정부는 접종 완료율을 최대한 끌어올리면 10월 말께는 단계적 일상 회복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사진은 ① 대구 국채보상공원의 임시선별검사소, ② 코로나19 방역 체계 개편을 촉구하는 소상공인들, ③ 코로나19 대응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회의 모습이다.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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