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간암 수술한 적이 있던 그는 지난 6월 자택에서 갑자기 쓰러졌다. 다행히 의식은 있었으나 거동은 제대로 할 수 없었다. 그때 가까이에 있던 인형의 손을 꼭 잡았다. 그러자 시간이 조금 흐른 후 119구급대원이 도착했고 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은 후 집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어떻게 119구급대원이 A씨가 쓰러진 것을 알고 출동할 수 있었을까.
오롯이 수성구청 행복나눔과 김선희(41·7급) 주무관이 도입한 ‘효도인형 입양사업’ 덕분이다.
김 주무관은 2003년 수성구청 사회복지담당 공무원으로 발령 받은 후 18년째 근무하고 있는 지역사회 복지 분야의 베테랑이다.
그러던 중 효도인형을 알게 됐다.
때마침 행정안전부에서 실시하는 ‘2020 주민생활현장의 공공서비스 연계 강화 공모사업’에 선정돼 효도인형 입양사업을 추진했다.
이 사업은 스마트 토이봇인 효도인형(효돌)을 활용해 홀로 계신 어르신의 건강생활 관리와 정서적 지원을 하는 사업이다. 효도인형과 연계된 어플을 통해 개인별 맞춤 서비스(말벗, 식사 및 복약 시간 알림, 체조 알람, 종교음악 재생 등)를 제공한다.
특히 효돌에게 사물인터넷(IoT) 센서가 부착돼 있다. 입양한 어르신이 효돌이의 손을 3초간 누르거나, 일정 시간 움직임 부재 시, 인형 미작동 시 담당 공무원 어플에 알림이 오도록 돼 있어 비대면 안부확인이 가능하다.
A씨가 목숨을 건질 수 있었던 것도 쓰러진 후 효돌이를 통해 위급한 상황임을 담당 공무원에게 알렸기 때문이다.
김 주무관은 “할머니가 건강을 되찾게 돼서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효돌이가 제역할을 다한 것 같아 뿌듯했다”고 전했다.
수성구청은 효도인형 입양사업을 통해 ‘2020년 대구시 혁신 우수사례 경진대회’에서 장려상을 받았다. 또 매년 보건복지부에서 실시하는 지역복지평가에서 찾아가는 보건복지서비스 제공 분야, 희망복지지원단 운영 분야, 민관협력 및 자원연계 분야에서 수상하는데 기여했다.
김 주무관은 지역사회복지 발전을 위한 다양한 사업 추진뿐만 아니라 후배 양성에도 힘을 쓰고 있다.
사회복지 담당 공무원들이 업무 숙지가 정확히 돼 있어야 지역민에게 많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만큼 2014년 구청 내 스터디그룹을 만들었다. 스터디그룹을 통해 신규 공무원에게 지침 교육 및 업무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김 주무관은 “주민생활과 밀접한 최일선에서 근무하는 공무원들이 맡은 바 업무에 최선을 다하고 있음을 많은 지역민이 알 수 있도록 나부터 조금 더 열심히 일하겠다”고 말했다.
신헌호 기자 shh24@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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