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동과 환경보호를 동시에…‘플로깅’ 직접 해보니

발행일 2021-10-05 16:03:39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달리기를 하며 쓰레기를 줍는 환경 보호 활동

3일 신천둔지에서 주운 쓰레기들로 봉투의 절반 가량을 채웠다.
지구를 살리기 위한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가운데 대구에서도 플로깅 열풍이 불고 있다.

플로깅이란 ‘이삭을 줍는다’는 뜻으로 조깅을 하며 쓰레기를 줍는 환경 보호 활동을 말한다.

2016년 스웨덴에서 출발해 국내에는 2018년부터 확산되기 시작했고 최근 들어 다양한 연령층이 참여하는 등 점차 확산되고 있다.

지난 3일 오후 6시50분께 칠성시장역 일대 신천둔지.

대체공휴일이 끼인 주말을 맞아 평소보다 많은 시민들이 이곳을 찾았다. 이곳 일대에 있는 신천둔지 ‘별별야시장’을 방문한 시민도 겹치면서 버려진 쓰레기도 쉽게 볼 수 있었다.

하지만 쓰레기는 얼마 되지 않아 사라졌다.

플로깅을 실천하고 있는 시민이 쓰레기를 보자마자 치운 것이다.

이곳에서 만난 한 시민은 “이왕이면 내가 걷고 다른 사람이 걷는 길이 깨끗했으면 하는 희망사항에서 최근 플로깅을 시작했다며”며 “쓰레기도 줍고 산책도 하니 운동 효과가 더 큰 것 같다” 고 말했다.

본보 기자도 플로깅에 동참해봤다.

길에서는 다 마신 페트병, 유리병, 마스크, 비닐, 담배꽁초, 물티슈, 스티로폼 등 각양각색의 쓰레기를 발견할 수 있었다.

특히 시민들의 휴식공간인 벤치 옆에 쓰레기들이 널브러져 있었다.

그 결과 칠성시장역 신천둔지에서 대봉교까지 총 3㎞ 구간 20ℓ와 10ℓ 쓰레기봉투 절반가량이 채워졌다.

플로깅은 일반적인 조깅보다 체력소모가 더 많다는 것이 장점이다. 쓰레기를 주울 때 쪼그려 앉았다 일어서는 동작이 하체 운동 ‘스쿼트’와 비슷해 하체 운동 효과가 커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는 것이다.

스웨덴 피트니스 앱 라이프섬 조사에 따르면 30분 동안 조깅만 하는 사람은 평균 235㎉를 소모하지만 같은 시간 플로깅을 하는 사람은 288㎉를 소모한다. 운동 효과가 더 좋다는 것을 증명하는 셈이다.

플로깅은 일반적인 쓰레기 줍기를 넘어서 사회 운동으로 진화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플로깅’만 검색해도 플로깅커뮤니티 및 플로깅을 실천한 시민들의 인증 게시물로 넘쳐난다.

환경단체는 물론 많은 공공기관 등에서도 ‘건강도 지키고 환경도 지키는 운동’으로 플로깅을 함께 실천하고 있다.

녹색소비자연대 대구지부에서도 한 달에 두 번씩 플로깅을 실천하고 있다.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대구올레앱을 통해 신청을 받는다. 사회적거리두기로 인원을 제한해 매주 20명씩 신청을 받아 출발장소와 거리, 해설사 등을 안내한다.

녹색소비자연대 올래걷기 김동복 회장은 “대구시민들께서도 환경에 대해 관심을 많이 가져주시고 플로깅에 참여함으로서 환경보호에 일조하는 등 만족도가 높다”며 “앞으로도 시민들의 건강과 행복한 대구를 위해 지속적인 환경보호활동을 실천할 것”이라고 말했다.

3일 저녁 신천둔지에서 본보 기자가 쓰레기를 줍는 플로깅을 실천하고 있다.


3일 저녁 신천 둔지에서 주운 쓰레기들.


신정현 기자 jhshin@idaegu.com

권영진 수습 kwonyj@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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