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류공원 야당서 먹고 마신 쓰레기 그대로 두고 떠나||주말 아침 산책하는 시민들 쓰레기에

▲ 17일 오전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코오롱야외음악당에서 산책을 하는 한 시민이 바람에 뒹굴고 있는 쓰레기를 보고 있다. 비둘기들은 쓰레기들 사이의 음식물을 주워 먹고 있다.
▲ 17일 오전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코오롱야외음악당에서 산책을 하는 한 시민이 바람에 뒹굴고 있는 쓰레기를 보고 있다. 비둘기들은 쓰레기들 사이의 음식물을 주워 먹고 있다.
초겨울 날씨에도 사회적 거리두기 풍선효과는 끊이질 않고 있다.

공원 등에서 ‘노상술판’이 이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들이 휩쓸고 간 자리에는 널브러진 쓰레기들이 넘쳐나는 등 성숙한 시민의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오전 7시20분께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코오롱야외음악당.

코로나19 장기화의 여파로 모임의 성지가 된 이곳은 지난 16일 밤사이 곳곳에서 벌어진 노상 술판이 남긴 흔적으로 난장판이 돼 있었다. 비가 내리고 한파특보가 내렸지만 이들을 막을 순(?) 없었다.

코오롱야외음악당의 거리에는 먹다 남은 치킨, 과자봉지, 컵라면, 맥주병, 소주병, 돗자리 등이 나뒹굴었다.

까마귀와 비둘기들이 지저귀며 널브러져있는 쓰레기들 사이에서 음식물들을 주워 먹고 있는 모습도 포착됐다.

이날 아침 산책에 나선 시민들은 산책로에 쌓인 쓰레기를 보며 한숨을 쉬고 눈살을 찌푸렸다.

김모(47)씨는 “강아지 산책을 위해 주말 아침마다 항상 이곳을 찾는다. 주말 아침에는 쓰레기가 산더미처럼 쌓인다”며 “거리두기로 시간제한에 대한 아쉬움이 남는 것은 이해한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즐기고 간 자리는 청소해야 하지 않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환경미화 근로자들은 하나둘씩 모여 익숙한 듯 시민들이 남기고 간 쓰레기들을 치우기 시작했다. 오전 6시30분에 시작한 청소는 4시간 넘게 진행됐다.

환경미화 근로자들은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로 오후 10시 이후에는 시민들이 공원으로 몰려들어 쓰레기의 양이 대폭 많아졌다고 하소연했다.

두류공원 관리사무소 등에 따르면 평소 야외음악당에는 근로자 5명이 배치되지만 쓰레기양이 많이 발생하는 주말 등은 추가 인력 3명을 투입한다.

환경미화 근로자 A씨는 “최근에 이곳에서 치우는 쓰레기양이 2~3배 늘었다. 보통 1t 정도는 나오는데 사회적 거리두기가 강화된 이후 부터는 2~3t 정도 나온다”고 말했다.

또 다른 근로자 B씨는 “쓰레기를 한 곳에 모아두면 좋은데, 그 자리에 그대로 놔두고 가니 쓰레기들이 바람에 날려 뒹구는 것”이라며 “현수막까지 달아 놓았는데 되도록 쓰레기는 되가져 가는 시민의식은 보여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하소연했다.

▲ 17일 오전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코오롱야외음악당 거리에 시민들이 밤사이 버려두고 간 쓰레기들이 뒹굴고 있다.
▲ 17일 오전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코오롱야외음악당 거리에 시민들이 밤사이 버려두고 간 쓰레기들이 뒹굴고 있다.


신정현 기자 jhshi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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