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달인 <경북농협 원예유통사업단> ||기획 제작 자막 진행 모두 '자체해결

▲ 경북 농산물 온라인 판로 개척의 어벤져스 군단으로 통하는 경북농협 원예유통사업단.
▲ 경북 농산물 온라인 판로 개척의 어벤져스 군단으로 통하는 경북농협 원예유통사업단.


경북 농산물 홍보는 기본 새로운 유통채널로 급부상한 라이브커머스로 판매의 새 장을 개척한 어벤져스급 군단이 있다.

이름조차 생소했던 실시간 오픈플랫폼에 탑승 후 경북 농산물 유통의 또다른 길을 활짝 열고 있는 이들이다. 경북농협지역본부 원예유통사업단을 지칭하는 말이다.

원예유통사업단은 지난 1월 구성한 라이브커머스TF로 경북농협의 올해 최대 히트작인 라이브커머스를 성공시켰다.

특히 외주제작 방송이 아닌 PD부터 작가, 진행자, 촬영 등 생방송에 필요한 모든 부분을 원예단 직원이 해내면서, 농협중앙회 차원에서도 경북농협의 라이브커머스를 유통혁신의 성공 사례로 보고 주목하고 있다.

라이브커머스는 김춘안 본부장의 새해 메시지에서 시작됐다. 올해 농협의 핵심 가치인 유통 대변화와 디지털 혁신을 실현하자는 의미로 김 본부장은 라이브커머스를 화두로 제시했다.

유통채널로 급부상한 라이브커머스가 유통 과정의 간소화로 농가소득 증대와 가격경쟁력을 동시에 갖출 수 있다는 점에서다.

원예유통사업단은 그때부터 고민이 시작됐다. 비전을 현실화시켜야 한다는 점에서다.

▲ 경북농협 원예유통사업단 이상용 단장은 '경제활성맨'으로 라이브커머스 총괄PD를 맡아 제작을 주도했다. 이 단장이 방송 제작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 경북농협 원예유통사업단 이상용 단장은 '경제활성맨'으로 라이브커머스 총괄PD를 맡아 제작을 주도했다. 이 단장이 방송 제작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이상용 원예사업단장이 총괄PD로 총대를 맸다. 시장조사부터 기존 라이브커머스를 보면서 어떻게 판매가 이뤄지는지 공부했다. 첫 방송 일정을 잡고는 밤잠을 설치는 날이 더 많을 만큼 고민과 긴장의 연속이었다.

직원 스스로 방송을 만들기로 했지만 어디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기만 한 게 사실이다.

“그때를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합니다. 1시간 생방송을 사고 없이 마무리할 수 있을지, 경북농협 이름으로 나가는 만큼 품질부터 배송까지 부담이 많았습니다. 직원 모두 해보자하는 화이팅으로 여기까지 온 거 같습니다.”

이 단장은 직원들의 소질을 살려 업무 분담부터 했다. 평소 말주변이 좋아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는 김희산 차장과 표준말을 구사하는 신병주 계장이 진행자로 인플루언서 역할을 했다. 신 계장의 아내는 캘리그라피에 소질이 있어 가격표 등 소품 제작 재능기부로 방송에 참여했다.

디지털기기에 능통한 최영준 계장은 카메라감독 겸 상품배송을 맡았고, 홍명원 차장은 기획PD, 고객 질의 답변 등 고객센터 역할은 장대표 차장과 정희철 과장, 이지은 계장은 농산물 특성상 식품안전관리자로 상품배송, 김은숙 주임은 방송 소품을 담당했다.

본업무와 동시에 원예단 직원들은 ‘부캐릭터’인 방송인으로 두가지 업무를 시작한 셈이다.

진행을 맡은 두 직원은 매일 퇴근 후 홈쇼핑을 보면서 공부를 했다. 쇼호스트의 인사말과 제품소개, 방송언어 판매유도 등의 멘트들을 빠짐없이 적고는 거울을 보며 연습하고 자기화했다. 그때 적은 멘트가 대본이 됐다.

첫 방송 진행자로 나섰던 김희산 차장은 “매일 홈쇼핑을 1~2시간씩 보면서 쇼호스트들이 어떻게 말하는지, 시식할때는 어떤 행동을 취하는지 자세히 보며 연습했다”고 털어놨다.

첫 방송은 출하시기가 맞는 참외로 정하고 3월25일 성주 월항농협에서 진행됐다. 기존 라이브커머스가 판매에 집중했지만 농협 직원이 직접 만든 방송은 처음부터 달랐다.

경북 농산물의 우수 품질성을 보여주기 위해 산지 출하과정을 보여주기로 하고 참외밭에서 방송을 시작해 세척과정까지 내보냈다. 전략은 주효해 신뢰성을 높이면서 첫 시간에만 700만 원치 판매했다.

두번째 방송은 코로나19로 관광객이 줄어 농가 어려움이 큰 울릉도 명이나물로 정하고, 울릉도에서 직접 방송해 1천만 원에 이르는 매출로 대박을 터트렸다. 지금은 오픈마켓 플랫폼에서 방송 제작을 의뢰할 정도까지 됐다.

이상용 단장은 “우리 목적은 경북농협이 직접 판매를 하는 게 아니다. 규모가 작은 지역농협 차원에서 온라인 판로로 활용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주는 데 있다”며 “노하우를 전수하고 컨설팅을 통해 지역 영세 농협이나 시군단위 작은 곳에서 라이브커머스로 판매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며 경북 농산물 판매유통의 든든한 조력자를 자청했다.



▲ 라이브커머스 TF인 경북농협 원예유통사업단이 방송 제작회의를 하고 있다.
▲ 라이브커머스 TF인 경북농협 원예유통사업단이 방송 제작회의를 하고 있다.


윤정혜 기자 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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