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분양 소진 안되자 대구 아파트시장에도 '조직분양' 등장

발행일 2021-10-28 21: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동구 모 단지, 300여명 투입해 문자 전화 대면 영업

2008년 금융위기 후 아파트시장 대규모 조직분양 처음

자금여력 이자상환 능력 등 따져 신중히 판단해야

대구지역 교차로에 걸려있는 아파트 특별분양 현수막.


대구지역 아파트 분양시장에 대규모 인력을 투입, 일대일 마케팅으로 분양하는 속칭 ‘조직분양’이 다시 등장했다.

과거 ‘벌떼 분양’으로도 불렸던 조직분양은 미분양 소진을 통한 자금 회전 등을 위해 시행사나 시공사 측에서 전담 판매조직을 동원,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분양에 나서는 영업형태다. 통상 계약이 이뤄질때마다 세대 당 수백만 원에서 많게는 1천만 원 이상의 수수료를 가져가는 구조다.

대구 동구 A단지의 경우 대구와 서울지역 조직분양 전문 2개 업체 300여명이 미분양 소진에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은 미리 확보한 전화번호를 통해 문자나 전화로 단지 홍보 판매에 나서며 주요 거점에서는 대면 영업도 펼치고 있다.

지역에서는 그동안 계약이 부진했던 오피스텔이나 상가 등에서 조직분양이 주로 이뤄졌다. 그러나 올해 하반기들어 아파트 분양시장에서도 공급 물량이 소진되지 않은 채 미분양으로 쌓여가면서 2008년 금융위기 때 대규모 미분양사태 후 다시 전면에 등장한 상황이다.

또 다른 단지에서는 조직분양팀 투입 후 ‘계약금 1천만 원’으로 계약 조건을 대폭 완화했다.

일반적으로 아파트 계약금은 공급가격의 10~20%다. 해당 단지는 계약금의 1천만 원을 현금으로 받고 모집공고문에서 제시한 계약금의 나머지 비용은 대출로 연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구의 또다른 대규모 미분양 단지에서도 정당계약과 선착순 동호수 지정 후 빠르게 조직분양팀을 투입하는 등 인해전술로 미분양 해소에 나서는 중이다.

부동산 전문가들은 기존 분양아파트는 소비자의 주도적 선택인 반면 조직분양은 일대일 마케팅으로 판매가 이뤄지는 형태인 만큼 자금여력 이자상환 능력을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고 당부했다.

지역 주택부동산 관계자는 “조직분양에서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이도록 영업이 집중된다. 그 만큼 소비자들은 자금여력, 대출 상환 능력, 이자계획까지 신중하게 생각하고 판단을 내려야 한다”며 “모든 리스크는 개인이 부담하고 책임을 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윤정혜 기자 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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