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시립무용단 제80회 정기공연 신작 ‘아이튜브’, 9~10일 대구문예회관

발행일 2021-12-01 10:08:3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연필과 연필심이 낯설게 보이는 순간에서 시작

대구시립무용단의 아이튜브 공연 리허설 모습.
대구시립무용단의 제80회 정기공연 ‘아이튜브(i tube)’가 오는 9, 10일 대구문화예술회관 팔공홀에서 개최된다.

신작인 이번 공연은 일상에서 자주 접하는 사물을 모티브로 작품을 구상했다.

무대 위에는 아이튜브라 불리는 둥근 원통이 있다. 아이튜브는 일상에서 흔히 보이던 연필과 연필심이 낯설게 보이는 순간에 시작된다.

튜브 속 무용수들은 상징적인 동작과 은유적인 표현으로 각자가 가진 삶의 내러티브 구조를 만들어 내며 관객 스스로 주인공이 돼 자신의 삶을 바라볼 수 있게 한다.

튜브라는 한정된 공간 속에서 느끼는 우리 삶의 모습과 존재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을 오브제에 특화된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통해 객석으로 전달해 낸다.

작품의 또 다른 모티브는 프란츠 카프카의 소설 ‘굴’이다.

소설 ‘굴’ 속에서 인간은 무언가를 피해 굴을 파고 그 안에서 짓고 싶은 집을 짓거나 평화로운 단잠을 자기도 하는 등 욕망을 채워나간다. 어느 날은 고된 노동에 저주하며 굴을 내팽개치고 나와 버렸다가도 다시 돌아가 그대로 있는 굴을 보며 안도하기도 한다.

벗어나고 싶으면서도 벗어나고 싶지 않은 굴에서의 삶은 아이튜브와 닮아있는 것이다.

유지완 감독의 감성이 돋보이는 음악과 해설을 작품을 통해 만나볼 수 있다.

이번 작품의 아트 디렉터는 평창올림픽과 BTS와 싸이 월드투어 등을 작업해 온 유재헌 감독이 맡았다.

특히 아이튜브를 직접 디자인한 유재헌 감독은 튜브와 무용수들이 뒤엉킨 상상과 현실 간의 경계, 생존과 실존의 경계 등 보이지 않는 경계들을 무대 위로 구현해 낸다.

대구시립무용단 김성용 예술감독은 “아이튜브 안은 들어가면 버티기 힘든 곳이다. 움직이지 않을 수 없었고 혼자의 힘으로 견딜 수 없어 누군가의 도움이 필요한 곳”이라며 “상상의 오브제임에도 불구하고 어김없이 현실을 반영한 아이튜브는 우리에게 ‘내가 지금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생각하게 해 줄 것이다. 관객들이 자신의 삶을 비춰볼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R석 1만5천 원, S석 1만 원이다. 문의: 053-606-6196.

구아영 기자 ayoungo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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