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년 범어동 시대 마감, 욱수동 임시사옥을 이전||범어동 사옥 부지 주상복합건물 건설 예

▲ 46년동안 자리를 지켜온 대구MBC 범어동 사옥
▲ 46년동안 자리를 지켜온 대구MBC 범어동 사옥
대구 수성구와 동구가 만나는 지점, 대구의 중심도로인 동대구로를 끼고 있어 지역민이라면 한번쯤 지나쳐 보았을 낯익은 그곳 대구MBC 네거리.

대구MBC 네거리를 최근 방문한 사람이라면 그곳에 처져있는 회색 펜스가 주는 알 수 없는 위화감에 잠시 멈칫 할 수 도 있을 것이다.

지난해 9월 초 46년을 이곳에서 지역민과 함께 해온 대구MBC에는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대구MBC 이전과 그 이전이 가져올 변화를 되짚어본다.

초등학생의 장래희망으로 유튜버가 우선 손꼽히는 시대에서 현재 지역방송의 경영 위기는 일견 당연해 보인다. 대구MBC 또한 마찬가지로 주된 수입원인 광고 판매가 지난 10년 동안 급감했다. 아쉽게도 반세기 동안 몸담은 사옥을 이전 하겠다는 쉽지 않은 결정을 한 배경에는 방송환경의 변화가 가장 크게 작용했다.

지역의 목소리를 온전히 담아내 온 그리고 대구·경북 지역의 가치를 당당히 지켜온 지역방송이 방송의 위기 상황의 이유로 사옥을 이전해야 하는 상황에 내몰린 것은 대구MBC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현시대를 살고 있는 지역 언론사의 공통된 모습이기도 하다.

대구MBC가 떠난 자리는 새로운 모습을 준비하고 있다. 대규모의 주상복합건물과 오피스텔이 건설돼 MBC 네거리가 신개념의 주거타운으로 변신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이 쉽지 않은 변화는 2018년 대구MBC가 신사옥이전추진단을 결성하면서 시작됐다. 대구MBC는 2019년 1월 사옥부지 매각 공고를 냈다. 사옥 매각의 투명성과 전문성을 위해 글로벌 부동산컨설팅회사인 CBRE 컨소시엄과 자문용역 계약을 맺었다.

그해 2월 대구MBC 사옥부지 매각 입찰설명회가 열렸고 여기에는 86개 업체가 참가했다. 대구 부동산시장 핫플레이스인 수성구 범어동인데다 단일 필지로 개발사업이 가능했기에 국내 대형건설사, 대형시행사 상당수가 입찰설명회에 참가하는 등 국내 건설업계에서 큰 주목을 받았다.

대구MBC는 2014년 방송통신시설 폐지 고시 후 7년 3개월만에 범어동 사옥부지 매각 거래를 종결하고 사옥 이전 절차를 모두 마무리 했다.

대구MBC 정우근 자산개발국장은 “범어동 대구MBC사옥 부지 매각 공고가 나가자 지역 뿐 아니라 건설업계에서 많은 관심을 가졌다”며 “우선협상자가 선정된 이후에도 하나컨소시엄의 지분 변동 승인, 건물분 부가가치세 조정 등 수많은 난관들을 해쳐 나가야 했다”고 밝혔다.

대구MBC 범어동 사옥의 순조로운 매각 배경에는 무엇보다 해당 부지가 범어동에 소재하고 있고 동대구로에 연접하고 있어 시장에서 매력적으로 판단했다는 후문이다.

▲ 2021년 수성구 욱수동으로 이전한 대구MBC 임시사옥
▲ 2021년 수성구 욱수동으로 이전한 대구MBC 임시사옥
대구MBC 범어동에서 욱수동으로의 이전 과정은 한 편의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상황이었다. 밤사이에 TV주조 장비 이전을 감행해 불과 10분 전 개통이 완료돼 기술국 직원들은 초 긴장상태로 일을 진행했다. 시지에 새로 지어진 아파트가 팔공산 송신소 경로에 지어져 안테나를 1m 정도 바깥쪽으로 빼내어 마이크로웨이브 전파 경로를 확보했을 땐 이전이 불가능 할 수도 있었다는 무용담도 전해졌다.

대구 욱수동의 임시 사옥에서 방송을 이어가고 있는 대구MBC의 결정은 현재 진행형이다. 일각에서는 대구MBC가 대구연호 공공택지지구로 이전을 희망한다는 관측도 있다.

이동민 대구MBC 사장은 “범어동 사옥의 매각자금을 근간으로 자율경영의 토대를 확고히 구축하고 지역방송의 최우선 가치인 지역성과 공공의 이익을 위해 자원을 우선 투자한다는 원칙을 지켜가겠다”고 덧붙였다.



▲ 대구 MBC 범어동 첫 사옥 준공식 장면.
▲ 대구 MBC 범어동 첫 사옥 준공식 장면.


이주형 기자 leej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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