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째 대공원 없는 대공원역, 수성알파시티역으로 바뀔까

발행일 2022-01-25 17:34:36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DIP, 시에 대공원역→수성알파시티역 명칭 변경 건의

수성알파시티 활성화 차원, 사회적 합의 있어야

대구도시철도 2호선 대공원역이 17년째 ‘대공원 없는 대공원역’으로 운영되고 있어 지역 경제인들이 ‘수성알파시티역’으로 명칭 변경을 요구하고 있다. 25일 오후 대공원역 5번출구 모습. 김진홍 기자.
지역 경제인들이 대구도시철도 2호선 ‘대공원역’ 명칭 변경에 발 벗고 나섰다.

25일 대구시 등에 따르면 대구디지털산업진흥원(이하 DIP)이 최근 수성알파시티 활성화를 위해 도시철도 2호선 대공원역을 ‘수성알파시티역’으로 바꾸는 역사 명칭 변경을 시에 건의했다.

대공원역 인근 97만9천㎡(약 30만 평) 규모로 조성된 수성알파시티는 정보통신(ICT)·소프트웨어(SW)·사물인터넷(IoT) 산업 등이 집결돼 지역 미래 먹거리의 보고로 불린다.

하지만 대중교통 접근성 및 도시브랜드 마케팅 부족 탓에 지역사회의 관심에서 멀어져 있다는 지적을 받아 왔다. 입주기업들도 떨어지는 주목도로 인력 수급에 애를 먹고 있다.

2005년 도시철도 2호선 개통과 함께 문을 연 대공원역은 기약 없는 대공원 개발로 17년째 ‘대공원 없는 대공원역’으로 전락했다.

DIP 박남근 경영기획실장은 “서울 구로디지털단지역, 디지털미디어시티역처럼 역사 명칭으로 수성알파시티의 아이덴티티와 브랜드를 홍보할 수 있다”며 “역사 명칭 변경은 수성알파시티 활성화를 위한 첫 걸음”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개명이 순탄치만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도시철도 역 이름은 대구시에서 운영 중인 ‘공공용물 명칭 심의위원회’에서 해당 지역의 역사성, 전통성, 법정·행정구역 명칭 등을 고려해서 결정된다. 역사의 명칭을 변경하려면 대구시가 재·개정 계획을 수립한 후 재·개정 대상 조사·신청을 해야 한다.

심의위원회 구성 및 심의를 거쳐 조정위원회의 심의·의결 후 결과를 해당 기관 및 지자체에 통보한다. 형식적인 절차지만 행정안전부와 국토교통부에도 허락을 맡아야 한다. 이에 걸리는 시간은 대략 1년 이상이 소요된다.



비용도 많이 든다. 해당 역사뿐 아니라 모든 역사의 홍보물이나 노선, 열차에 붙은 홍보물 등을 모조리 바꿔야 하기 때문이다. 역사 이름 하나를 바꾸는 데 드는 시설물 정비 비용만 1억 원 이상 들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복잡한 과정 및 비용을 감수할 만한 사회적 합의가 이뤄져야 한다는 의미다.

다른 대안으로는 명칭 변경 대신 병기역 명칭을 추가하는 방법이 있지만, 쉽지는 않을 전망이다.

현재 대공원역은 ‘삼성라이온즈파크역’이라는 병기역 명칭을 함께 쓰고 있다.

병기역을 2개 이상 쓰는 전례는 없는 상황에서 역사 이용객 및 상징성 등을 감안하면 삼성라이온즈파크역 병기 명칭을 버릴 가능성은 희박해 보인다.

대구시 이경래 스마트시티과장은 “수성알파시티 활성화 차원에서 명칭 변경의 필요성은 공감한다”면서도 “구체적인 방법은 고민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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