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검찰 수사 압박에 강경모드 전환

발행일 2022-11-27 14:59:17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25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날로 거세지는 검찰발 '사법 리스크'에 대한 대응 전략을 강경 모드로 전환하고 있다.

검찰의 전방위적 수사 압박으로 최근 당내 파열음까지 불거지자 정면 돌파로 상황을 타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지난 8월말 당권을 잡은 이 대표는 '민생'을 최우선으로 강조하며 자신의 검찰 수사에 최대한 저자세 기조를 유지해왔다.

그러나 최근 측근 인사들의 줄구속 사태가 빚어지면서 입장 표명의 빈도가 늘고 강도 또한 세지고 있다.

자신과 '정치적 동지'라고 공언한 정진상 당 대표 정무조정실장이 지난 19일 구속됐을 때는 이례적으로 페이스북에 직접 글을 올려 검찰이 '조작의 칼날'을 휘두르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 25일 최고위 회의에서는"검찰이 창작능력도 의심되지만 연기력도 형편없는 것 같다" "언제든지 털어보라", "수사를 해야지 쇼를 하나", "선무당이 동네 굿하듯 한다" 등 검찰을 비난하는 작심 발언을 쏟아냈다.

검찰이 이른바 '대장동 일당'의 폭로를 지렛대 삼아 자신은 물론 가족까지 수사망을 좁혀오는 데 대한 강한 반감을 표출한 것이다.

이 대표가 이처럼 대응 수위를 점차 끌어올리는 데에는 당내 결속을 다지기 위한 차원이라는 해석도 있다.

비명(비이재명)계 인사를 중심으로 최소한의 입장 표명은 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과 함께 거취론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결국 이런 기류의 확산을 차단하기 위해서라도 '야당 탄압'을 내세워 검찰에 역공을 취하는 전략이 낫다고 판단하지 않았느냐는 해석이 나온다.

다만 검찰 기소 다음 단계로 지난한 법정 다툼이 이어질 것을 고려할 때 '사법 리스크' 장기화가 불가피하다는 점은 이 대표로서도 고민거리다.

당장은 주류를 중심으로 단합이 유지될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당내 피로도가 누적되면서 균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당 안팎에서는 이 대표가 취임 100일째를 맞는 다음달 5일을 전후로 자신의 사법 리스크와 관련한 종합적이고 공식적인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이혜림 기자 lhl@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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