빛나라! 우리학교 운동부<7>대구 심인고 탁구부

발행일 2023-01-29 18:00:00 댓글 0 글자 크기 키우기 글자 크기 줄이기 프린트
심인고등학교 교표.
대구 심인고등학교는 지역 탁구의 자존심이다. 심인고 탁구부는 1973년에 창단해 올해로 꼭 50년을 맞았다. 50년 동안 운동부를 유지하는 것은 쉽지 않다.

특히 지역에선 학교 운동부 선수수급의 문제 등 현실적인 어려움들이 앞을 가로막지만, 심인고등학교는 그동안 단 한 번의 운영 중단 없이 운동부를 운영해왔다. 전국적으로 고등학교 탁구부의 전통을 따졌을 때 심인고보다 중단 없이 오래도록 명맥을 이어온 곳을 찾아보기 힘들 정도다.

◆50년 역사 자랑하는 지역 탁구 중심 학교

1973년 탁구부 창단 이후 심인고등학교 탁구부는 지역 남자 엘리트 운동부로 자리 잡았다. 오래된 전통만큼 1년 성적에 일희일비하지 않는다. 이미 학교 운동부로서 입상 경력은 한눈에 들어오지 않을 정도로 많기 때문이다. 전국대회 우승 및 입상은 160회를 넘겼고 탁구부 졸업생만 200명에 근접했다. 2012년에는 대구에서 열린 제93회 전국체전에서 우승하기도 했다.

국가대표도 권오택, 강희찬, 오상은, 박용민 선수 등 6명이나 배출했다.

특히 강희찬 선수는 1992년 바르셀로나 올림픽 개인복식 3위, 1992년 아시아 선수권 개인복식 우승을 했다. 오상은 선수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남자단체 동메달, 2012년 런던 올림픽 남자단체 은메달을 획득했다.

심인고 탁구부의 강점은 이처럼 오랜 세월이 다져놓은 넓고 깊은 저변이다. 워낙 동문이 많다 보니 탁구동문회만 세대별로 구분해 3개에 이른다.

지역의 탁구 클럽에는 심인고 출신들이 자리 잡고 있다. 이들은 정기적인 후원 모임을 열고 학생들을 위한 필수 운동용품을 지원한다. 또 탁구 유망주들을 학교에 추천하기도 한다.

학교의 지속적인 관심도 큰 힘이다. 이러한 바탕으로 끊임없이 좋은 선수가 나오고 탁구부 운영에도 어려움이 없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졌다.

심인고등학교 탁구부원들이 전용 체육관에서 연습경기를 가지고 있다.
◆보금자리 이동으로 새로운 기틀 마련

심인고등학교는 그동안 대구 남구의 앞산 자락에 자리를 잡으면서 쟁쟁한 동문을 배출했다. 그러던 중 2021년 대구 달성군 다사읍으로 이전하면서 심인고 탁구부는 새 도약의 기틀을 마련했다.

학교 탁구부를 위한 전용 체육관도 지난해 10월에 완공해 선수들을 위한 쾌적한 운동환경이 조성됐다. 체육관 바닥은 탁구 시합장 전용 바닥재인 ‘렉스코트’로 조성해 경기 시합장과 똑같은 환경을 선수들에게 제공한다.

탁구는 초감각적인 실내 운동으로 온도와 습도 등 여러 변수에 영향을 많이 받는데, 이처럼 시합장과 같은 환경 조성은 선수들에게 큰 힘이 된다.

심인고 탁구부 선수들은 학기와 방학 구분 없이 하루 4시간 이상 훈련 목표로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탁구부원들 서로 돌아가면서 연습경기를 이어가며 감각을 몸에 익힌다. 탁구 종목에서 흔히들 말하는 ‘길을 익히는’ 시스템 훈련도 빠질 수 없다.

개개인의 성격이 다른 것처럼 공의 회전도 다르고 대응하는 방법도 다르다. 코치진은 선수마다 처리하기 어려운 코스를 제공하고 선수들이 번갈아 가며 길에 대응하는 연습을 이어간다. 나머지 학생들은 다른 선수가 대응하는 길을 지켜보며 나 자신과 비교 복습을 통해 실력을 끌어올린다.

심인고 탁구부의 운동 방향은 ‘반복훈련’이다. 탁구대에 선 선수들조차 빠른 공을 보지 못하고 직감적으로 대응하다 보니 많은 연습량으로 몸에 익게 만들어야 실전에서도 온전한 기술을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기술은 정해져 있는 ‘틀’이고 노력에 ‘개성’이 실린다. 심인고 코치진은 탁구에선 타고나는 재능보다 노력으로 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가지고 있다. 연습량과 끈기, 인내로 빚어진 선수들의 노력이 빛을 볼 수 있도록 심인고 탁구부는 오늘도 훈련을 이어가고 있다.

심인고등학교 탁구부원들이 탁구대를 앞에 두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심인고 탁구부 소개

심인고등학교 탁구부 권혁민.
①권혁민(예비 고3)

-신체조건: 175㎝, 68㎏

-전형: 오른손, 셰이크, 올라운드형

-장점: 뛰어난 기술 구사력

심인고등학교 탁구부 이민욱.
②이민욱(예비 고3)

-신체조건: 178㎝, 70㎏

-전형: 오른손, 셰이크, 올라운드형

-장점: 강한 체력과 끈기

심인고등학교 탁구부 정진호.
③정진호(예비 고3)

-신체조건: 181㎝, 72㎏

-전형: 오른손, 셰이크, 올라운드형

-장점: 장신에서 나오는 힘과 파워 드라이브

심인고등학교 탁구부 정의진.
④정의진(예비 고2)

-신체조건: 167㎝, 49㎏

-전형: 오른손, 셰이크, 올라운드형

-장점: 빠른 기술을 바탕으로 한 경기 운영

심인고등학교 탁구부 김동현.
⑤김동현(예비 고1)

-신체조건: 178㎝, 70㎏

-전형: 오른손, 셰이크, 올라운드형

-장점: 기본기를 바탕으로 한 드라이브 공격

심인고등학교 탁구부 이도권.


⑥이도권(예비 고1)

-신체조건: 170㎝, 52㎏

-전형: 오른손, 셰이크, 올라운드형

-장점: 파워 드라이브와 끈질긴 연결력

심인고등학교 탁구부 권찬민.
⑦김현민(예비 고1)

-신체조건: 174㎝, 55㎏

-전형: 오른손, 셰이크, 올라운드형

-장점: 단단한 디펜스와 센스있는 플레이

심인고등학교 탁구부 권찬민.
⑧권찬민(예비 고1)

-신체조건: 171㎝, 49㎏

-전형: 오른손, 셰이크, 전진속공형

-장점: 디펜스를 바탕으로 한 빠른 탁구

심인고등학교 탁구부 이태식 코치.
◆코치 인터뷰

“출전한 대회에서 입상도 중요하지만 하나로 모이는 탁구팀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심인고등학교 이태식 탁구부 코치는 개개인 입상의 중요성보다 하나의 팀이 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개인 종목이 주가 된 탁구이지만 시합장에 갔을 때나 함께 운동을 한때엔 팀워크의 힘으로 어려운 일들을 헤쳐 나가는 것이 크기 때문이다.

그는 “팀원들이 시합장에서 개인전이나 단체전 경기 때 우리 팀 소속 경기에 집중하지 못하면 시합하는 선수들도 영향을 받는다. 비록 자기가 경기를 뛰지 않더라도 팀 내 모든 선수가 한 경기에 집중하는 이유가 그것이다. 상대 선수에게 실력이 밀리더라도 단합만 좋다면 이를 뛰어넘을 수 있다”며 지도방침을 밝혔다.

하나의 팀을 만드는 데 있어서 이태식 코치의 지도 방식은 ‘편안함’이다. 운동 성적도 중요하지만, 선수들이 즐겁게 운동할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 이를 위해 때로는 선수들과 다른 구기 종목을 통해 긴장을 풀기도 하는 등 ‘원팀’으로 단합할 수 있는 노력을 한단다.

그는 “아이들이 운동 외적인 것에 눈치를 보지 않아야 한다. 편안한 환경에서 아들이 자기 기량을 펼칠 수 있게 하는 것이 코치로서 중요한 지도 덕목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러한 지도 방향이 꾸준하게 이어진다면 전국대회 입상 성적을 넘어 꿈에 그리는 국가대표 선수 배출도 머지않다고 내다봤다.

그는 “최근 졸업생 중 실업팀으로 진출한 학생들은 많았지만 국가대표 배출은 하지 못하고 있다. 심인고 소속 선수 중 국가대표 배출을 하는 것이 코치로서 개인적인 작은 바람인 만큼 지도 방향을 잘 잡고 이 목표를 향해 달려가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권종민 기자 jmkwo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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