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무와 전략의 결합으로 시너지 기대||넓은 시야 +깊게 탐구하는 대구은행 접목해 새변화 만



불과 두어 달 전만 해도 아시아 금융 허브 홍콩에서 HSBC 아시아태평양지역을 총괄하는 CFO(최고재무관리자)였다.

홍콩과 더불어 아시아 금융의 허브로 통하는 싱가포르에서도 스탠다드차타드 재무관리부를 맡았고, 서울에서는 독일 금융회사 도이치은행 재무관리부문장으로 있었다.

글로벌 금융회사에서 재무관리 분야 능력을 인정받으며 세계 금융시장을 무대로 활동했던 그가 돌연 국내 지방은행 대구은행에 새 둥지를 틀었다.

DGB대구은행 이은미 경영기획본부장 이야기다.

이 본부장은 지난해 대구은행 임원 인사에서 대구은행 최초로 외부에서 CFO자리에 영입된 전문가로 여성 임원이 CFO에 오른 첫 사례의 주인공이다.

“어디서 일하느냐도 중요하지만 누구와 함께 하느냐가 더 중요했습니다. 리더의 경영 철학이 저를 이곳으로 오게 했죠.”

이 본부장이 대구은행을 선택한 배경은 심플하지만 선명했다.

‘전략통’ 황병우 행장을 맞아 변화를 예고하는 대구은행에서 새로운 미래비전을 만들며 변화를 이끌 수 있겠다는 자신감과 변화와 혁신을 내세운 황병우 행장의 경영철학과도 맞아 떨어졌다는 의미다.

경영기획본부장은 은행의 경영전략과 재무를 총괄하는 자리다. 최고재무관리자로 이·경력을 통해 재무 능력은 이미 인정받았다. 경영전략에서 보여주면 된다.

그는 “재무와 전략이 서로 다른 분야로 보이지만 사실 그렇지 않다. 숫자가 보여주는 의미나 방향성을 분석하면 전략이 보인다. 재무와 전략 두 영역의 결합은 시너지를 낼 것”이라고 자신했다.

글로벌 전략을 수립하는 것도 이 본부장의 역할이다. 이 본부장은 대구은행의 글로벌 점포 확장과 성장 동력을 찾고 리스크 관리도 강화하겠다고 했다. 대구은행은 중국과 베트남, 캄보디아, 미얀마에 진출해 있다.

그는 “해외 점포에서 수익성과 성장 기회를 고려한 새 비전을 찾아내야 한다. 올해 해외시장 확장과 관리 강화로 성장 동력을 만들 예정이다. 또 한 축에선 글로벌 경제가 침체 국면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리스크 관리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은행 내부적으로는 유연하고 자연스러운 조직 문화를 만들고 싶다는 계획도 드러냈다.

이 본부장은 두 달 간의 짧은 대구생활에서 본 대구은행의 강점으로 맨파워를 첫 손에 꼽았다.

이 본부장은 “직원들의 능력이 대단하다. 책임감이 강하고 성실하다”고 하면서 “하지만 대체로 조용하고 아이디어를 내는 데 조심스러워 하는 분위기도 있어서 수평적 관계에서 자연스러운 커뮤니케이션 환경과 구조를 만드는 데 역할을 하고 싶다”고 했다.

이 본부장이 말한 조용한 분위기는 국내와 해외기업의 조직문화나 분위기가 다른 데서 오는 차이로 해석된다.

최근 사회적으로 요구하는 금융기관 즉 은행에 대한 사회적 책임에 대해서도 그는 시대의 요구이고 당연한 흐름이라고 했다.

“따뜻한 금융으로 금융사각지대를 해소하고, ESG경영 확대로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강화하는 건 시대 흐름이고 당연한 기업의 역할이며 이에 대한 리더의 경영철학이 대구은행을 선택한 배경”이라고 말한 이 본부장은 “폭넓게 일해온 경험에서 온 넓은 시야와 좁고 깊게 탐구하는 은행 내부 강점을 결합해 한 단계 나아가는 결과를 만들어 내겠다”고 자신했다.





윤정혜 기자 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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