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교통 마스크 착용 의무 해제 첫날 풍경||지하철·시내버스 승객 모두 마스크 착용||일부

▲ 20일 오전 8시께 대구도시철도 2호선 열차 속 풍경. 모든 승객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이승엽기자
▲ 20일 오전 8시께 대구도시철도 2호선 열차 속 풍경. 모든 승객이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다. 이승엽기자
대중교통에서 마스크 착용 의무가 사라진 20일 오전 출근길.

승객 10명 중 9명 이상은 여전히 마스크를 쓰고 있었다. 코로나19는 비교적 잠잠해졌지만, 숙지지 않은 불안감과 미세먼지 등 각종 이유로 대중교통 내에서는 노마스크 풍경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날 오전 8시께 대구도시철도 2호선 신매역은 출근 및 통학을 서두르는 시민의 발길로 북적였다. 열차 한 칸에는 대략 30~40명의 승객이 있었지만, 이중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승객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지하철을 타고 범어네거리로 출근하는 김지훈(40·수성구)씨는 집에서는 노마스크로 나왔다가 정작 열차를 타면서 마스크를 썼다. 혼자만 마스크를 벗고 있기가 부담스럽고 민망해서다.

김씨는 “마스크를 벗는 날을 손꼽아 기다려왔는데, 막상 열차에 타니 다들 쓰고 있어서 민망했다. 당분간 계속 쓰고 다닐 것 같다”고 말했다.

상황은 지상에 있는 시내버스도 마찬가지였다. 같은 시간 서구청 앞을 지나는 425번 버스의 승객 20여 명은 모두 마스크를 착용하고 있었다.

박민석(36·서구)씨는 “예전 코로나19에 걸렸을 때 심하게 고생을 한 기억이 남아 있다”며 “아직 마스크를 완전히 벗기에는 불안한 게 사실”이라고 전했다.

이젠 일상이 된 봄철 미세먼지도 마스크 벗기를 망설여지게 만들고 있다. 이날 오전 한때 대구지역 미세먼지와 초미세먼지는 모두 ‘나쁨’ 수준을 기록했다.

지선호(22·동구)씨는 “오늘부터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아도 되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미세먼지가 심하다는 예보를 보고 마스크를 챙겨왔다”며 “이젠 마스크가 익숙해져 별다른 불편이 없다”고 전했다.

다만 학생과 20대 등 일부 젊은 승객은 마스크를 벗는 데 거부감이 없는 모습이었다. 비교적 젊은 층 유동인구가 많은 도시철도 반월당역에서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시민을 다수 볼 수 있었다.

노마스크로 지하철을 탄 직장인 김건영(30)씨는 “3년째 마스크를 쓰면서 너무 불편했는데, 이젠 홀가분하다”며 “코로나19 이전 사회로 완전히 돌아온 기분”이라고 했다.

대구시 관계자는 “코로나19 치명률이 올 들어 다시 오르는 추세”라며 “70~80대라면 백신 접종을 여러 차례 받았더라도 대중교통이나 밀폐된 장소에서 마스크를 쓰는 게 좋다”고 밝혔다.



이승엽 기자 sylee@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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