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본색’의 여운을 기억하는 이라면 반가워할 영화 ‘무간도’가 20일 극장가에 개봉됐다. 1980년대를 풍미했던 홍콩 누아르 영화를 표방하고 있는 ‘무간도’가 다시 한 번 과거 홍콩 갱 영화의 전성기를 보여줄 수 있을 지 기대가 모아지고 있다. 홍콩 경찰 비밀 요원 진영인(양조위)은 경찰학교에서 훈련을 받다가 발탁돼 범죄 조직 ‘삼합회’에 잠입해 십 년째 조직원을 위장한 스파이로 살아가고 있다. 전과 8범에 두 번의 형기를 치른 완벽한 범죄자가 되어 있는 그는 현재 보스가 가장 신임하는 심복이 됐다.

한편 ‘삼합회’의 숨은 조직원 유건명(유덕화)은 진영인과 뒤바뀐 상황이다. 열 여덟살 때부터 경찰에 잠입해 스파이로 활동해온 그는 현재 경찰 내에서 가장 뛰어난 강력반 요원으로 인정받고 있다. 경찰로서의 경력이 벌써 십 년째에 이르는 그는 조직원으로서의 신분을 버리고 경찰로 남고자 한다.

둘은 ‘삼합회’ 보스의 범죄를 캐내는 대대적인 작전 중에 서로의 존재를 알게 된 후 미묘한 신경전을 벌인다.

불교용어인 ‘무간’은 18층 지옥 가운데 가장 낮은 층의 지옥으로 극심한 고통을 받는 곳을 일컫는다. 이러한 제목을 그대로 반영하듯 영화는 지옥 같은 운명을 사는 인간의 고독한 얼굴과 팽팽한 긴장감을 보여준다. 주연을 맡은 양조위, 유덕화는 비장한 눈빛과 고독한 내면연기로, 여전히 건재한 카리스마를 보여준다.

손현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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