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피니언일반

2% 부족한 시장 도지사의 호소문

언론인 이경우
대구·경북 통합신공항 이전부지 신청기한을 턱밑에 두고 권영진 대구시장과 이철우 경북도지사가 군위군을 압박하는 공동 호소문을 내놓았다. 다급함과 절실함, 답답함이 호소문 곳곳에 배어있다. 그래도 필자가 느끼기에는 2% 부족하다.

지난 3일 국방부에서 열린 군공항 이전부지 선정위원회는 “군위우보지역은 주민투표 결과에 따른 선정기준을 충족하지 않으므로 ‘부적합’ 결정을 했고, 의성비안 군위소보 지역은 군위군수가 소보지역을 유치신청 하지 않아 선정절차를 충족하지 못하여 부적합하나 적합여부 판단을 오는 31일까지 유예하며, 유예기간 내에 유치신청이 없는 경우 자동적으로 부적합 결정되는 것으로 의결했다”고 발표했다.

선정위원회가 발표한 선정기준은 지난해 11월 군위 의성군민 200명이 참여한 숙의형 시민의견 조사결과를 반영한 것이다. 숙의형 시민의견 조사에서는 주민투표 찬성률과 투표참여율을 절반씩 합산해서 ‘군위우보 지역이 높으면 단독후보지를, 군위 소보지역 도는 의성 비안지역이 높으면 공동후보지를 이전부지로 선정’한다고 권고했다.

이에 따라 지난 1월21일 실시한 주민투표에서는 참여율과 찬성률을 합산한 결과 의성비안이 89.5%, 군위우보 78.4%, 군위소보 53.2%였다. 단순 찬성률만 따지면 의성비안 90.4%, 군위우보 76.3%. 군위소보 25.3%였다. 어느 면에서나 의성 비안이 군위 우보보다 높게 나왔지만 군위로서는 소보에 대한 지역민의 반대를 왜 투표에 반영시키지 않느냐는 불만이 일었다. 그러나 이는 숙의형 시민의견 조사를 위한 투표에서 한쪽 의견을 무시해도 되도록 ‘비안 또는 소보’라는 문구를 만들어 101대 99로 통과시켜서 나타난 예상했던 현상이다. 군위군은 처음부터 소보를 끌어들인 의성군의 처사가 불만이었고 소보 대신 우보에 집중했다.

투표참여율에서 보면 더욱 뚜렷하게 대비된다. 의성과 군위는 이웃한 소멸가능성이 가장 높은 농촌지역이지만 역대 선거에서 의성이 군위를 능가한 적이 없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통계자료를 확인해 봤다. 올 4월 치러진 21대 총선에서 군위는 74.3%로 의성의 73.6%보다 여전히 높았다. 군위와 의성의 투표율(%)은 19대 대통령선거(2017.5.9.) 77.4대 75.2, 20대 총선(2016.4.13.) 64.2대 60.3, 7대 지방선거(2018.6.13.) 81.9대 74.2, 6대 지방선거(2014.6.4.) 81.0대 72.8이었다. 이렇게 언제나 군위의 투표율이 의성을 앞섰다.

그런데 이번 통합신공항 후보선정을 위한 주민투표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의성의 찬성률은 물론이거니와 투표율이 88.7%로 군위의 80.6%보다 훨씬 높았다. 의성군이 이번 주민투표에 얼마나 많은 공을 들였는지 보여주는 대목이다.

그러나 군위군은 처음부터 소보에 부정적이었던 군위군은 이런 의성군의 작전에 대비해 ‘단체장의 유치신청권’이라는 카드를 감춰두고 있었다. “우리는 의성과 표대결하는 것이 아니라 군위 내에서 우보가 소보를 이기는 것”이라고 작정한 모양이었다. 투표가 끝나고도 군위가 마지막까지 버티고 있는 이유는 이런 특별법 조항이다. 이런 유추는 군위군에서 신공항 후보지 선정과 관련 경북도나 국방부 관계자들을 상대로 여러 차례 ‘단체장의 유치권’을 확인했다는 기록에서 알 수 있다.

이웃한 군위군과 의성군이지만 면적이나 인구 등 단순 비교한 군세는 의성군이 군위군을 압도한다. 이런 지리적 정치적 위상에 신공항이 더욱 노골적으로 이웃사촌간 정을 흠집내고 있다.

형사피고인으로 정치적 궁지에 몰린 김영만 군위군수에게 말로만 대승적 판단을 하라고 압박하기 전에 군위군의 공항유치 공적을 인정하고 명분을 줘야 한다. 군위가 통합신공항 불씨를 살렸고 이전도 가능하게 만들었다. 모든 공은 군위군에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실질적 선택이다. 그러니 모든 명분은 군위군이 가지도록 해줘야 한다. 이를 이해하고 인정하는데서 부족한 2%를 채워야 한다. 그리고 신공항 사업은 성사시키는 실질을 챙겨야 한다.

바람이 나그네의 옷을 벗기지는 못했다. 지금은 국책사업도 지역민 뜻에 따르는 시대다. 군위를 항복이 아닌 승자의 위치에 올려 주어야 하는 이유다. 언론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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