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종석 기상청장
▲ 김종석 기상청장
기상청장

김종석

우리나라 국민이라면 이름만 들어도 가슴 뜨거워지는 두 글자가 있다. 바로 ‘독도’다. 그러나 이러한 독도에 대한 지극한 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독도의 날’이 언제인지는 알지 못한다. 지난 25일, 화창한 가을날은 ‘독도의 날’이었다. 그리고 올해는 특별하게도 독도의 날 제정 배경이 된 ‘칙령’이 반포된 지 120년이 되는 날이었다.

‘독도의 날’이 제정된 배경은 대한제국 고종황제가 근대법의 테두리 안에서 독도(석도)가 울릉도의 부속 섬으로 우리 땅임을 명확히 한 1900년 10월25일에서 유래했다. 이는 일본의 기록인 1905년보다 앞선 것으로, 우리는 이날을 기념해 ‘독도의 날’로 지키며, 독도 수호 의지를 다지고 있다.

독도는 마음 깊이 생각하는 만큼 꼭 한번 가봐야 할 곳이다. 2005년 독도가 일반인에게 전면 개방된 이후로 방문객 수가 점차 증가해, 지난해엔 25만 명이나 방문했고, 지난 9월까지 누적방문객이 253만 명에 달한다.

하지만, 독도 땅을 밟기란 결코 쉽지 않다. 우선 포항-울릉도 간 뱃길로 217㎞를 가야하고, 다시 울릉도-독도 간 87㎞를 더 가야 한다. 날씨와 선박에 따라서 소요되는 시간 차이는 있지만, 편도 4시간은 걸리는 길이다. 이렇게 오랜 시간에 걸쳐 독도에 도착한 후에도 큰 난관이 남아있다. 바로, 바람, 파고 등 기상에 따라 독도 땅을 밟을 수 있는지 없는지가 결정 된다. 선착장에 배가 내릴 수 있을 만큼 바다가 잔잔해야 하기 때문이다. 선착장은 배를 댈 수 있는 접안시설만 있을 뿐 파도를 막아주는 방파제 등은 없기 때문에 낮은 파도에도 하선이 위험할 수 있다. 독도를 방문하고도 배에서 내리지 못한 채 독도를 둘러 선회하는 비율이 전체 방문객의 20%이상이라고 하니, 혹자가 말하는 ‘삼대가 덕을 쌓아야 독도 땅을 밟을 수 있다’는 것도 괜한 소리는 아닌 것이다.

독도접안에 실패하고 선회한 경우의 바다날씨를 분석해 보면 바람과 파도의 영향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풍속이 초속 3.5m이하로 불면 접안가능성이 80% 이상이나 초속 8.5m 이상이면 접안성가능성이 20% 이하로 낮았다. 유의파고를 기준으로 파도가 0.5m이하로 잔잔할 때에는 대부분 접안 성공했지만, 파도가 높아질수록 접안 성공률이 낮았다. 또 선착장이 동도의 남서쪽에 마련돼 있어 파향(파도가 진행하는 방향)이 북쪽계열이면 동도와 서도가 방패역할을 해서 파도의 직접영향을 받는 남쪽계열 파향일 때에 비해 접안성공률이 높았다.

기상청은 이런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안전한 독도여행을 지원하기 위해 ‘독도접안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접안 가능성을 3단계(가능, 가능성 있음, 불가능)로 나눠 여객선이 접안하는 시점에 예상되는 파도와 바람을 분석하고, 그 결과를 신호등 디자인으로 표출해 정보를 직관적으로 확인 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적극행정을 통해 지난 4월부터 제공기간을 당일에서 모레까지로 확장했다. 향후 3일간의 예측정보에 따라 독도방문을 오늘로 당길지, 내일로 미룰지 판단할 수 있어 여행객의 만족도는 높이고, 무리한 접도를 막아 선박의 안전항행을 지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는 코로나19 발생과 더불어 태풍이 연이어 강타하면서 독도방문객이 감소했다. 또 태풍으로 인해 독도의 선착장이 크게 파손돼 9월부터 여객선 접안이 통제돼 당분간 일반인의 방문이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다.

하루빨리 접안시설이 복구되고 안전시설도 강화돼 독도경비대의 오가는 길을 지켜주고, 여객선도 다시 운항돼 독도가 국민으로 활기차 지기를 소망한다.



서충환 기자 seo@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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