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경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장애인 단체들은 2일 구미의 한 특수학교 앞에서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 경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장애인 단체들은 2일 구미의 한 특수학교 앞에서 진상 규명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교실에서 쓰러진 뒤 2주 가까이 혼수상태인 학생을 두고 학교 측의 체벌이 원인이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지적장애 1급인 A군은 12년 동안 이곳에서 초·중·고등학교를 다녔다.

2일 구미경찰서에 따르면 구미의 한 특수학교 학생 A(18)군은 지난달 18일 교실에서 쓰러졌다. A군은 사고 이후 의식불명 상태에 빠졌지만 학교 측의 설명은 ‘넘어져서 다쳤다’는 게 전부였다.

A군의 아버지는 이틀 뒤인 지난달 20일 담임교사인 B씨를 경찰에 고소했다. ‘담임교사가 A군을 매트리스로 말아 방치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었다.

장애인 단체들도 A군의 아버지에게 힘을 실었다.

경북장애인차별철폐연대 등 장애인 단체들은 2일 학교 앞에서 집회를 열고 “결박과 폭행 등 학대행위가 강하게 의심된다”며 경찰에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하지만 학교 측은 ‘단순한 사고’였다고 이런 의혹들을 부인하고 있다.

A군이 소란을 일으켜 주의를 주는 차원에서 매트리스로 덮은 건 사실이지만 ‘멍석말이’를 하지는 않았고 사고 당시 벌어진 일도 아니었다는 것. 또 A군의 몸에서 발견된 끈 자국은 양호 교사가 혈관을 찾기 위해 고무줄로 묶은 자국이라고 설명했다.

A군이 쓰러진 교실에는 CCTV가 없었고 A군과 담임교사, 사회복무요원, 같은 반 학생 2명이 있었다. 하지만 사회복무요원은 당시 사고를 목격하지 못했고 같은 반 학생 2명도 중증 장애인으로 당시 상황을 정확하게 설명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신고 직후, 수사에 나선 경찰도 이번 사고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찾아내지 못했다.

이 학교 교장은 “사고 원인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이라 할 말이 많지 않다”며 “다만 A군이 하루빨리 의식을 되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류성욱 기자 1968plus@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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