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일반

<기자수첩>일류 시민의 첫 단추는 주거환경 개선





배철한

사회2부

대구·경북 행정통합이 중장기 과제로 전환되면서 한동안 지지부진하던 군위군의 대구 편입과 관련한 행정절차가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경북도와 대구시는 대구 편입의 밑그림을 올해 안으로 그리고, 내년 6월 치러지는 지방선거에서 변경된 행정구역을 적용한다는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군위의 대구 편입에는 많은 절차와 과제가 남았지만 이제는 물리적인 시간이 흐르면 해결될 것으로 보인다.

군위군민의 염원대로 대구 편입이 실현된다면 기대 이상으로 많은 상황이 호전될 것이다.

그만큼 군민의 삶도 훨씬 향상될 것은 분명하다.

게다가 군위의 최대 숙원사업이던 통합 신공항 건설이 완성된다면 군위는 세계적인 공항도시로 거듭날 것이다.

군위는 전국에서 노인 인구가 가장 많은 탓에 지자체 중 소멸 지역 1위라는 불명예를 안았었다.

만약 대구 편입과 통합 신공항이라는 역대급 결실을 맺는다면 엄청난 시너지 효과를 거둬 군위는 순식간에 일류도시가 될 것이다.

하지만 이를 위한 선결 과제도 많다.

먼저 군민의 의식 수준이 높아져야 하고 발전될 도시에 걸맞은 정주여건을 갖춰야 한다.

그렇다면 지금의 군위 모습은 어떤지 되묻고 싶다.

이미 몇 년 동안 군수 선거로 민심은 극단적으로 갈라져 화합의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누가 차기 군수가 되더라도 군민의 화합 없이는 군위 발전을 기대할 수 없다는 것만큼은 분명해 보인다.

주민 삶의 수준을 평가하는 척도인 주거환경도 실망스럽다.

축사 농가에서 흘러나오는 돼지 분뇨 특유의 냄새로 대부분 군민이 몸살을 앓고 있을 정도다.

군위군은 1970년대부터 군민 소득 증대의 방안으로 돼지 사육을 선택하고 이를 권장했다.

한 때 15만 두를 넘게 사육하며 경북지역에서 돼지 사육 1위 도시가 됐다.

그래서 군위 경제발전에 큰 도움이 되기도 했다.

현재의 상황은 정반대다.

돼지 농가는 혐오시설로 취급받고 있다. 악취 등에 대한 단속도 강화된 탓에 돼지 사육은 더 이상 쉽지 않아 보인다.

어차피 돼지 사육이 어렵게 됐다면 해결방안을 찾아야 한다.

유럽과 일본의 경우 민간공항과 공공시설의 주변은 물론 심지어 호텔 인근에도 돈사가 자리잡고 있다.

돈사에서 발생하는 악취가 없기에 가능한 일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돈사 시설 현대화를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돈사 역시 철저한 방역을 통해 악취를 근본적으로 차단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돈사 등 축산 농가들에 대한 군위군의 지원은 인색하기 그지없다.

부계면 창평리 산대전원마을에 39세대가 입주해 왔고 창평지 주변에는 도시민들이 귀촌하고자 주택을 신축할 계획이다.

또 효령면 장군리에는 이미 수십 세대가 정착해 왔고 인근에 20세대의 전원주택지가 개발되고 있다.

군위로 귀촌하거나 귀촌을 계획한다는 것은 그만큼 군위가 매력 있는 도시라는 것을 방증하는 대목이다.

문제는 악취다.

악취를 생각하지 못하고 귀촌한 이들은 고통을 견디지 못해 다시 군위를 떠날 생각도 하고 있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면 군위군은 모든 행정력을 결집해서 악취를 제거하는 일에 매진해야 한다.

군위군의 대구 편입이 초읽기에 들어갔고, 2028년이면 통합 신공항이 개항한다.

군민은 머지않아 대구시민이 되고, 국제공항을 보유한 부러움의 대상이 될 것이다.

꿈만 같은 역사을 맞이할 전제조건은 군민이 화합해 살기 좋은 도시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라는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배철한 기자 baech@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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