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업 50% 줄어 ..5개 현장을 공사 중단까지||대구시 공급 물량조절 못해 예견된 수순

▲ 한국노총 전국연합노련 레미콘운송노조가 지난 10일 대구시청 주차장에서 대구지부 임단협 발대식을 개최하고 있다.
▲ 한국노총 전국연합노련 레미콘운송노조가 지난 10일 대구시청 주차장에서 대구지부 임단협 발대식을 개최하고 있다.
대구지역 건설현장이 핵심자재인 철근과 레미콘 수급난이 겹치면서 줄줄이 멈추고 있다.

특히 철근은 대구 아파트 건설붐으로 수요도 폭발적으로 늘면서 가격이 작년보다 50% 오른데다 장기화조짐까지 보여 2008년 철근파동 당시보다 공급부족이 더 심각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한건설협회 대구시회가 공사 중단 현장을 모니터링한 결과 자재수급 불안으로 5개 현장에서 최소 7일에서 최대 30일간의 중단 사태가 있었다.

대구시회는 관련 실태조사에 응답하지 않은 현장이 더 많은 만큼, 공사중단 현장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공사 중단까지는 아니지만 대부분의 건설현장이 조업을 줄였다는 게 업계 설명이다.

건설경기 회복으로 인한 철근 수요 증가와 중국의 철근 수출 통제 등의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영향이다.

철근 가격 기준이 되는 SD400 제품의 t당 가격은 97만 원. 지난해에만 해도 t당 60만 원이었다. 올해 들어 50% 이상 가격이 오르고 품귀현상마저 지속되고 있다.

사정이 이렇자 관급공사를 수주해 진행 중인 일부 중소 건설사는 SD400을 써야할 공사에 SD500(t당 105만 원)으로 물량을 맞추고 있다.

해당 업체 대표는 “1군 건설사는 포스코 등과 연간 계약에 따라 철근을 수급받지만 중소 건설사는 그렇지 않다. 지금같은 경우라면 소규모 공사현장은 공기 연장과 자재비 상승으로 수익이 마이너스”라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레미콘 역시 수급난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이미 수요 증가로 수급 불균형이 있는데다 대구지역 레미콘운송노조에서 운송비 인상을 이유로 파업 등 실력행사를 예고하고 있는 점도 어려움 중 하나다.

대구 중견 건설사는 레미콘 수급을 제때 받지 못해 평상시대비 조업을 절반 이상 줄였다. 3~4개 현장에 들어가는 레미콘을 1개 현장에 집중적으로 보내야 해당 현장 공사를 정상적으로 할 수 있는 상황이다.

건설사 관계자는 “레미콘 업계에서 파업과 같은 실력행사를 하게 되면 그때는 공사를 중단해야 할 처지”라고 했다.

대구지역 건설사들이 직격탄을 받으며 공사중단 사태까지 빚어졌지만 대구시는 실태 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대구시 관계자는 “현재 지역 내 공사중단 등 현장 상황과 여파가 파악된 게 없다. 모니터링 제도나 기구가 없어서 내용을 모른다”고 했다.

이같은 건설자재 수급 불균형에 시장에서는 예견된 수순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해 중반 이후 공동주택에 대한 무작위 승인으로 공사 물량이 한꺼번에 늘어난 요인이라는 것.

대구 주택·건설업계 관계자는 “대구시가 건축승인 과정에서 물량을 전혀 조절하지 않았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주상복합이나 대규모 재건축·개개발 사업으로 연간 3만 세대 이상의 신규 물량이 생성되다보니 수요 증가로 인한 공급부족은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했다.





윤정혜 기자 yu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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