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발에만 몰두한 첫 사업 2년 만에 빚지고 문 닫아||연마·마감 신경 쓴 ‘메탈’, ‘아스

▲ 2018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SILMO 국제 안경 광학 전시회’에 참여한 디알인터내셔널 최철민(35) 이사가 현지 바이어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2018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SILMO 국제 안경 광학 전시회’에 참여한 디알인터내셔널 최철민(35) 이사가 현지 바이어와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디알인터내셔널의 최철민(35) 이사는 한 번의 실패를 맛봤다. 안경 제조업체에서 해외 영업파트에 있었던 그가 특기를 살려 안경업체를 설립했지만 2년 만에 문을 닫은 것. 그는 실패에 주눅 들지 않고 새로운 발걸음을 딛고 있다.

연마 장인인 아버지 영향으로 안경디자인학과에 입학한 최 이사는 졸업 후 덕산광학이라는 OEM 전문기업에 취직했다. 디자인 개발과 거래처 관리, 해외 전시회 등 업무파트를 다양하게 경험했고 그 결과 해외 OEM 주문 발주에서 특출난 성과를 냈다.

입사 3개월 만에 영국 체인스토어 모델 납품에서 두 배 이상 수주를 받다보니 신모델에 대한 자신감도 생겼다. 디자인 자신감과 단가에 맞춰 한정적으로 제품 생산하는 것을 탈피하고 싶어 직접 안경브랜드와 해외 바이어 발굴에 뛰어들었다.

처음엔 탄탄대로를 걸을 줄 알았다.

호기롭게 시작한 ‘아이컬렉션’ 업체는 당시 한국에서 생산하기 힘든 ‘셀룰로이드 아스테이트’ 부품에 집중했다. 일본의 유닉스 사를 방문해 기술 자문을 얻고 국내 최초 부품 개발에 성공한 그는 영업이익을 남겼다. 하지만 제품개발에만 집중하다 보니 경영난에 부딪치게 됐다. 결과는 처참했다. 2년여 만에 4억 원이 넘는 빚을 졌다.

최 이사는 당시를 회상하며 “판로를 확보하지 않고 제품 생산에만 몰두하다보니 손실 리스크가 컸다. 선택과 집중에 대한 교훈을 얻었다. 원래 잘하던 것으로 재기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회사 이름을 ‘디알인터내셔널’이라고 정했다. 안경디자인과 제조 등 총체적인 생산을 해주는 업체다. 실패 속에서 깨달았듯, 과거를 거울삼아 혁신을 담겠다는 의미도 담겼다.

디알인터내셔널의 주력 제품 소재는 ‘메탈’과 ‘아스테이트’다. 연마 기술을 가지고 있는 아버지와 소재에 진심인 최 이사는 한국에선 생산할 수 없는 아스테이트를 각색 해 제품을 생산해오고 있다.

▲ 디알인터내셔널의 주력상품 중 하나인 ‘그레이브 골드’ 상품.
▲ 디알인터내셔널의 주력상품 중 하나인 ‘그레이브 골드’ 상품.
▲ 디알인터내셔널의 주력상품 중 하나인 ‘그레이브 골드’ 상품.
▲ 디알인터내셔널의 주력상품 중 하나인 ‘그레이브 골드’ 상품.


S사와 협업한 ‘그레이브 시리즈’, ‘E01’ 모델들이 디알인터내셔널의 주력상품이다.

두 제품은 메탈테의 색감이 화려하고 금속 본연의 컬러가 부속에서부터 표출돼 세대를 가리지 않고 찾는 인기 라인이다. 연마와 마감을 꼼꼼히 신경쓰는 탓에 타사에 비해 제품 품질과 완성도가 높다는 평을 받고 있다.

2018년 홍콩전시회를 시작으로 프랑스, 대만,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등 직접 개발한 제품들을 수출하고 있다.

국내는 물론 중국과 일본 등 다양한 나라에 생산라인을 가동해 디자인 협업도 유지하고 있다.

올해 1월 프랑스 현지에서 20만 불 해외수출 수주를 필두로 국내 오프라인 도매 업체 5곳과 신규계약을 진행했다.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지난해 총 매출도 3배나 증가했다.

디알인터내셔널의 최철민 이사는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 신경 쓰고 있다”며 “간절함으로 새롭게 시작하는 만큼 주눅 들지 않고 뚜벅뚜벅 걸어 나가겠다”고 다짐을 전했다.

▲ 디알인터내셔널의 주력상품 중 하나인 ‘E01’ 상품. 패리스 힐튼 내한 당시 착용해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 디알인터내셔널의 주력상품 중 하나인 ‘E01’ 상품. 패리스 힐튼 내한 당시 착용해 큰 화제를 불러 모았다.


권종민 기자 jmkwon@idaegu.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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